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의 하나로 6억원 초과 기존 주택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강화되면 금융권도 단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담보인정비율(LTV)이 낮아지는 제2금융권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은행권의 총대출금은 670조원.이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10조원에 이른다.

은행권 총대출금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실질적으로 줄어들면 영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TI적용이 엄격해지면 은행 영업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이명활 박사도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만들어온 대출 포트폴리오를 감안해볼 때 단기적으로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대해서도 규제가 심한데 전체 시장에서 별로 비중도 크지 않은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영업까지 규제하게 되면 갈 곳 없는 저축은행들은 신용대출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캐피털사 관계자는 "할부금융사의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가 높은 대신 LTV가 은행보다 높아 가능한 일"이라면서 "그러나 LTV가 50% 수준으로 강화되면 사실상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주택금융시장 개선에 약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주택대출로 편중된 대출 포트폴리오를 중소기업대출이나 신용대출 등으로 분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