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벤처기업인들이 하나로 뭉치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습니다."

지난 13일 열린 이사회에서 한국여성벤처협회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배희숙 이나루TNT 사장(50)은 "'큰언니'로서 협회 내부 결속력을 다져 모든 회원들이 활발히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당선자는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배 당선자는 "선거가 끝난 뒤 함께 출마했던 송혜자 현 회장과 함께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서운한 점을 모두 털고 협회 발전을 위해 서로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송 회장이 시작한 200억원 규모의 여성벤처펀드 결성 사업과 판교테크노밸리 여성벤처타운 조성사업을 중점 과제로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송 회장이 무려 100억원 이상의 펀드를 모집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여성 벤처기업들의 규모가 너무 작아 투자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많다"며 "기술력을 갖춘 숨어 있는 여성 우량기업을 많이 발굴하고 이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지원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품을 개발해 놓고도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기업을 위해 마케팅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부나 대기업을 상대로 한 납품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협회가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온 여성기업 인증권한 획득 문제와 관련,배 당선자는 "회원사의 권익을 위해 반드시 인증 권한을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여성기업 인증은 정부가 공공기관 구매 물품을 조달할 때 여성기업에 가산점을 주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제도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만 이 권한을 부여받아 이를 둘러싸고 두 단체가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여성 벤처기업들에 좀더 많은 포상을 줘 자신감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며 "기술은 남성의 것이라는 관념을 버리고 여성기업인들이 연구개발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비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 당선자는 대학 졸업 후 부천대 비서행정학 전임강사로 활동하다 1999년 사업에 투신,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분야 핵심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키워냈다.

그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여벤협의 부회장 및 수석부회장을 지냈다.

글=이상은 기자·사진=김영우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