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케이블TV 가입 가구가 당초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13일 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는 22만5700가구로 연말 목표치인 40만가구의 56.4%선에 머물렀다.

지난해 초 설정한 2006년 말 목표에 비해서는 22%에 그쳤다.

케이블TV 업계는 지난해 초 디지털 케이블TV 가입 가구가 2006년 말이면 100만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가 1년도 안돼 50만가구로 낮췄고 올 들어 다시 40만가구로 하향 조정했다.

케이블TV 업계는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이 저조한 것은 디지털 케이블TV 이용료가 현 아날로그 케이블TV 이용료의 3~4배나 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 관계자는 "디지털로 전환하면 화질이 좋아지고 채널 수가 늘어나지만 적정요금이 현재의 3~4배인 월 1만8000원 내지 2만원 선으로 오른다"며 "시청자들이 아날로그 케이블TV의 낮은 이용료(월 5000~6000원)에 익숙해져 있어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송·통신 융합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어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위협을 느끼고 있다.

KT를 비롯한 통신사업자들이 인터넷TV(IPTV)를 통해 다채널 유료방송 시장에 진입할 경우 경쟁에서 밀린다고 보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가 생존하려면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나 투자비가 많이 드는 데다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이 저조해 진퇴양난"이라며 "방·통융합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내년에는 시름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