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8일만에 조기 마감

고승덕(49) 변호사가 국내 증권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선을 보인 주식형 신탁상품이 인기몰이를 하며 조기에 판매 마감했다.

1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로드투자자문의 주식형 신탁상품인 '로드 주식형 신탁 1호'가 지난 10일까지 총 560억원어치가 팔려, 판매한도 5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1일 판매를 시작한 뒤 영업일 기준 8일 만으로, 하루 평균 70억원어치가 팔린 셈이다.

특히 최근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린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국증권은 당초 17일까지였던 판매 기간을 단축해 조기에 판매를 종료했으며, 운용 개시 시점도 로드투자자문과 협의를 통해 앞당기기로 했다.

한국증권 신탁부 서경민 부장은 "고객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다"며 "다만 개별 고객의 투자규모가 대부분 3천만원∼5천만원 수준으로 고액 투자자들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데다 그 성과도 검증되지 않은 상품이 이처럼 인기를 끈 것은, 불안한 장세에서 기존 펀드에 비해 시장 대응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상품은 투자대상이나 편입 비중 등에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이 기존 펀드와 차별화된 특성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에 급락 징후가 나타날 경우 주식 비중을 대폭 줄이는 등 시장 변화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100개 이내의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투자 대상 종목군 가운데 고 변호사를 포함한 로드자문 분석팀이 실제 투자종목과 시점 등을 정하면, 파트너 증권사인 한국증권이 트레이딩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또 자문사 자체 컴플라이언스 조직은 없지만, 한국증권이 내부 컴플라이언스 기준에 따라 운용과 주문집행 과정에서 자문사와 협의를 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다는 게 한국증권측 설명이다.

고 변호사는 "검증된 운용 성과를 제시하지 못한 신설 자문사를 믿고 돈을 맡긴 투자자들에게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