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을 일으킬 진원지로 중국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중국 상하이 법인과 장쑤성,난징 등의 중국 사업장을 둘러보고 실적이나 현지화 정도를 꼼꼼히 챙겨 보기 위해서다.

연초부터 월 2회씩 강행해 온 현장밀착 경영의 일환이며,중국이 올해 현장 경영의 종착지로 낙점됐다는 게 코오롱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법인의 사업전략 회의를 주재하며 "각 투자회사들이 조기 흑자 전환 등 성과를 낸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격려하고 "중국 사업이 성공하려면 현지화 전략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일정 중 상당 시간을 현지 직원들과 어울렸다.

9일 장쑤성에 있는 코오롱글로텍의 장가항 공장 기숙사를 방문,현지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외국 기업 직원이 아닌 '코오롱인'으로 스스로를 생각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즉석에서 직원의 노고를 치하하며 홈시어터 시스템을 선물로 증정하기도 했다.

코오롱을 비롯 국내 화섬기업에 중국은 '애증'의 대상이다.

저가 경쟁력을 앞세워 모태 사업이랄 수 있는 국내 섬유사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렸지만,중국은 성장 잠재력과 현지 생산기지 구축 등의 효율성을 놓고 볼 때 무시할 수 없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략적 이유로 코오롱글로텍 ㈜코오롱 FnC코오롱 등이 현지법인 및 공장을 세워 중국 공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중국사업 매출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남짓에 불과하지만 코오롱의 생산 기지로서 혹은 새 성장 동력을 찾을 전략 지역으로서 중국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속속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있는 투자회사를 사례로 제시했다.

지난해 5월 준공한 코오롱글로텍 장가항 공장은 자동차 시트 원단 등을 생산하며 9월 조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등을 만드는 ㈜코오롱의 난징 공장도 지난해 봉제 공장을 증설,원스톱 방식으로 에어백을 생산하면서 흑자로 돌아서고 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늘려 그룹의 역점 사업인 전자소재 자동차소재 등 고분자 첨단 제품의 생산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