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두권 여행사들이 잇따른 코스닥 우회상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덩치 불리기에 나서면서 국내 여행시장이 재편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거나 진입 예정인 업체는 5개에 달한다.

지난 4월 기업출장전문 여행사인 BT&I가 볼빅 인수로 우회상장 물꼬를 튼 후 세중나모여행 범한여행 호도투어 등 10위권 내 여행업체들의 코스닥행이 러시다.

여행업체들의 이 같은 코스닥행은 최근 2~3년새 국내 여행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만개에 달하는 국내 여행사 중 수익을 내는 곳은 10% 정도이고 그나마 다양한 여행상품이 있는 업체는 10여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자금력과 인지도가 대형사 간 경쟁에서 중요하다는 얘기다.

전춘섭 호도투어 사장은 "IPO(기업공개)를 위해 금감원 감사까지 마쳤으나 우회상장이 보다 적극적 대응책이라는 판단에 따라 합병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형사 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디어솔루션과 합병키로 한 범한여행은 사업영역을 기업출장에서 일반 소매상품으로 확대하고,호도투어는 하나투어 모두투어가 장악하고 있는 도매여행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중소여행사들의 몸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세중나모가 지난 9월 30억원을 들여 투어몰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호도투어 최대주주가 나스항공여행의 지분을 사들여 1대 주주가 됐다.

또 위즈정보기술의 계열사로 편입된 참좋은여행도 50% 지분을 출자해 아잇굿모닝을 계열사로 확보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30억원이면 가능하던 매물이 최근에는 60억∼70억원까지 뛴 데다 매물찾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지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비 지출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