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 1단계 공사(김포공항~강남대로 25.5km)의 내년 예산이 서울시 요청액의 절반 수준으로 깎여 2008년 말 개통이 어려울 전망이다.

5일 기획예산처와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하철 9호선 1단계 공사의 2007년 국비 지원금액으로 3166억원을 요청했지만 건교부가 국비 지원 규모를 1964억원으로 깎은 데 이어 기획예산처가 또다시 1418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서울시 요청액의 절반도 되지 않는 이 같은 예산안이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9호선 공사가 차질을 빚어 2008년 말 완공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국회 행자위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2008년 말 개통을 위해서는 서울시가 요청한 정도의 국고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공사 현장에서도 장마철침수 주민민원 등의 영향으로 공기가 6개월 전후로 지연되고 있다. 9호선 토목 공사를 맡고 있는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구에서 공기가 6개월 정도 늦어지고 있다"며 "이런 마당에 내년 예산마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면 공기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1단계 공사가 지연되면 2.3단계 사업의 연쇄 차질도 불가피하다.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는 2단계 사업(교보타워사거리~잠실종합운동장)은 2007년 착공해 2012년까지 완공하고 잔여구간(종합운동장~방이 8km)은 시의 재정여건을 봐가며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9호선은 국비 40%와 시비.민자 60%로 건설되며 정부는 서울시의 예산확보 규모에 비례해 국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정상적으로 예산만 확보하면 국가지원이 모자라 공기가 늦춰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