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 산업자원부 장관 >

컴퓨터 DVD에 적용된 동영상 압축기술은 국제 표준에 반영된 우리의 특허 기술이다.

특허는 지난날 단순히 지식재산권의 보호 수단에 불과했지만 국제 표준에 반영되면 제품 판매수익 외에 기술료까지 벌어들이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국제 표준은 과거와는 다른 세상을 만들고 있다.

국제 표준은 2만1000여종이나 되고 세계 무역량의 80%가 이 영향 아래 놓여 있다.

따라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이후 각국은 국제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국제표준화기구 총회에서는 에너지,바이오,지속가능 발전,사회적 책임 등의 국제적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표준 개발을 주요 의제로 삼았다.

또한 나노 무선 등 미래기술 분야에 대한 논의도 했다.

특히 최근의 테러와 자연재해 급증으로 인류에 치명적 위험 요인이 대두되면서 위험관리 표준까지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테러 위협에 대한 안전 인증을 받지 못하면 화물수입 절차 등이 상대적으로 지연돼 무역 장벽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표준화 영역이 과거의 품질과 기술 분야를 넘어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대돼 기업 경영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Big Benefits for Small Business!' 3대 국제표준화기구(ISO IEC ITU)가 올해 '표준의 날'에 던진 메시지다.

'어떻게 표준을 활용해 기업의 혜택이 극대화되도록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기업은 품질 경영이 아닌 '표준 경영'에 나서야 한다.

기업은 표준 전담조직을 만들고 표준 경영에 적극 나서며 산·학·연 표준 컨소시엄을 통해 표준 경영의 확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

둘째는 연구개발의 기획 단계부터 국제 표준화 동향 조사,방향 정립을 구체화해야 한다.

국제 표준이 확립된 경우는 그 대열에 빨리 합류하고 국제 표준이 없는 경우는 국제 표준화 추진을 위한 전략을 짜고 시행해야 한다.

특히 눈앞에 닥친 사회적 책임(2008년) 규범에 적극 대응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기업은 상호 협력을 통해 유해물질 분석 기술을 개발해 대응하고 시험 결과를 상대국 시험 기관과 상호 인정하는 활동도 전개해야 한다.

세계화 시대에 국제 표준을 따라가지 못하면 수출 차질은 물론 자칫 기업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지 품질 향상과 제품 간의 호환성을 강화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국제 표준을 선점해 세계 시장을 석권하도록 국가와 기업이 함께 경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