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창업자 무료 경영컨설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대상은 자영업자와 초보창업자들입니다.

고민내용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접수는 전화(02-514-4855) 또는 한경 창업센터( www.hankyung.com/changup )로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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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서 '이레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박상옥이라고 합니다.

속칭 '효자촌 먹자골목' 초입에서 2000년 음식점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식당의 특색은 북한 개성의 전통 음식들을 코스요리로 내놓는다는 겁니다.

어머니를 비롯 일가 친척들이 모두 개성 출신이라 어려서부터 개성 음식에 매우 친숙했지요.

10~17개 메뉴가 선보이는 정식 코스요리 가격은 1만5000~7만원입니다.

단품요리를 추가 주문하면 간장게장 개성쌈김치 해물신선로 대하찜 갈비찜 등이 나가지요.

메뉴가 고급이라 수요도 기업체 접대,가족단위 기념일,교회 단체회식 등이었는데 최근 몇 년간 분당 일대 한정식집이 대폭 늘면서 한 달 매출이 1000만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2년 전까지 2500만원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어이없는 매출액입니다.

식재료비 인건비 관리비 등 비용 1000만원을 빼고나면 현재 순이익은 제로(0)입니다.

전에 벌어놓았던 돈을 까먹고 있는 거지요.

돈 벌리는 장사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상권과 입지는

문) 상권과 입지는 어떤 편인가요?

답) 효자촌 먹자골목은 서현1동과 2동의 아파트단지를 마주보고 있습니다.

서현역 주변의 먹자골목이 직장인과 젊은층 위주로 고객이 형성되는 데 반해 이곳은 신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고 공원을 끼고 있으며 건물마다 독특한 컨셉트의 외관과 매장 구성으로 분당 일대 관공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주부,가족단위 손님을 주 고객으로 하고 있습니다.

음식점이 개별 건물에 하나씩 자리잡고 있으며 대개 건물 상층부는 주택으로 꾸며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자체 건물을 지어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본인이 건물 내에 거주하는 형태지요.

먹자골목은 두 개의 긴 골목에 형성돼 있는데 전면부에는 낙지 해산물 샤브샤브가게와 레스토랑 등이 길게 들어서 있으며,아레 한정식집이 있는 후면부 먹자라인은 상권이 중간중간에 끊어지는 가운데 한정식집 커피숍 일식집 등이 자리잡고 있지만 몇 군데 음식점이 매출부진으로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이 가게 바로 앞에 있었던 한정식집도 문이 닫힌 채 임대 매출로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효자촌 먹자골목은 상권에 비해 점포 수가 많지 않고 유동인구에 의존하는 입지가 아니어서 품질과 서비스가 장사의 관건입니다.

분당지역 한정식집은 최근 수년 사이 여러 개의 매장이 문을 닫았는데,서현역과 정자동을 비롯한 분당의 주요 상권에 대형 한정식 전문점이 많이 생겨 효자촌을 찾아오던 손님 중 상당수가 다른 곳으로 분산된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참고로 이 가게 반경 700m 이내 소매업소와 음식점이 비슷한 비율로 높게 분포돼 있으며 그 중 한식(48)과 패스트푸드(33)가 가장 많습니다.

주거형태는 아파트거주가 65% 이상으로 압도적이며 동아아파트(648가구),임광아파트(732가구),우성아파트(1874가구)가 가장 가까이 있습니다.


이가게의 문제점은 - 100% 예약제 '배짱 장사'...안내간판도 없어

문) 제 식당의 매출이 급락한 원인은 무엇입니까?

답)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외부환경을 분석해보면 분당이 자동차 문화가 발달돼 있어 입지와 상관없이 장사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지만,유통업에서 입지를 무시하고 장사를 시작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의 입지는 간선도로와 주택지가 만나는 외진 곳에 위치해 고객이 작심하고 찾아오지 않는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입니다.

또한 한쪽 상권면이 야산으로 돼 있고 야산 방향으로 상권이 발달하지 못해 전체 상권이 죽을 수밖에 없는 유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사하는 곳이 한두 집 있어가지고는 곤란하다는 말입니다.

둘째,한식집치곤 외관이 적절하지 못합니다.

레스토랑 같은 외관 모양은 어딘가 모르게 어설프게 보입니다.

개성 전통 한식이면 개성식 주택풍으로 치장하든가,아니면 한국의 전통 정원풍으로 꾸미든가 하는 도시인의 시각적 만족을 주어야 하는데 너무 평범합니다.

고객층을 고려해 볼 때 한정식은 의외로 가족손님이 많이 찾기 때문에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작지만 큰 자연학습관으로 치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셋째,간선도로변에서 진입할 때 어느 곳에도 '이레'라는 안내 간판을 볼 수 없습니다.

고객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얘기지요.

식당 찾아가는 길이 미로 찾기와 다름없다면 고객들은 그 식당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간선도로변에 안내 유도간판을 세워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도 식당 이름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내부환경도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시설 측면은 일반 레스토랑과 흡사해 한정식집을 찾은 손님들은 어딘가 모르게 낯선 느낌을 가질 겁니다.

따라서 전통 한식집에 맞게 식당 외관과 내부도 토속적인 분위기로 바꿔야 합니다.

둘째,메뉴가 너무 많은 점도 흠이 될 수 있습니다.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메뉴별 양을 조금씩 늘리고 음식 종류는 줄이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셋째,고객 응대는 가장 취약합니다.

고객이 왕인데,이 가게는 100% 예약제만 고집해 갑작스럽게 손님 접대할 일이 생겨도 손님이 오지 못하는 식당입니다.

손님을 가게 시스템에 꿰맞추는 방식은 곤란합니다.

예약 없이 당일 방문하는 손님용으로 1만원 안팎의 메뉴를 만들어 돌아가는 손님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개선방안은 - 가족단위 저가상품 특화...입소문 나도록

문) 매출을 다시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 효자촌 먹자골목에서 한정식집 이레가 안정된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고객이 찾아오길 기다리거나 유동인구에 의존하는 전략으로는 어렵습니다.

이레 식당이 자리잡은 먹자골목 뒤편은 상권 자체가 힘을 잃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레가 가지고 있는 개성음식의 전문성을 살리고 음식점의 입지 특성과 건축물의 장점을 이용,한정식 고유의 음식문화를 상품화해야 지금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우선 개성음식 또는 개성김치 만드는 법을 무료로 가르쳐 주는 모임이나 행사를 관심 있는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레 고유의 맛과 멋을 알리는 한편 정기 모임을 통해 고정 고객을 유치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돌잔치,결혼 피로연,칠순잔치 등 가족 단위 상품을 만들어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수준 높은 한정식을 맛보게 한 후 가족 잔치에 참석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도록 유도하는 전략입니다.

행사용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셋째는 이레가 동화속에 나오는 집처럼 독특한 외관을 갖추고 있어 중소기업 사내 파티나 소규모 세미나장으로 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하층과 1층 공간을 대여하면서 주최측이 원할 경우 음식을 제공한다면 고정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가게를 개성 음식을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요리학원으로 바꾸는 한편 출장요리 사업을 병행한다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