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직후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회장(67)이 외환위기의 전말을 실록 형태로 정리하고 한국 경제의 과제를 짚은 책을 냈다.

'한국의 외환위기-발생·극복·그 이후'(박영사)라는 제목의 이 책은 외환위기 발생 직후인 1998년 3월부터 1999년 5월까지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외환위기를 수습했던 과정을 기록 중심으로 정리했다.

이 전 장관은 머리말에서 "이 책은 한국이 겪은 외환위기의 전말에 대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에는 외환위기의 전개과정과 발생원인,극복과정의 경제정책과 대우그룹사태 등 구조조정의 진행,경제회복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상세히 담겨 있다.

그는 "외환위기는 6·25 전쟁 이래 최대의 고통을 안겨줬다고 일컬어질 만큼 사회경제적으로 커다란 희생을 초래했다"면서도 "전반적인 구조개혁을 촉진하는 계기가 됐고 나아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시스템으로 혁신하는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또 이 책에서 외환위기를 극복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자금 투입 및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재정지출의 확대 등에 따라 시작된 재정수지 적자가 방만한 재정지출로 연결돼 확대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저출산ㆍ고령화 대책과 관련해서는 "대책이 효과를 내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머뭇거릴 시간이 없으므로 서둘러 인구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고령화 지진(agequake)'의 커다란 재앙이 폭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개방 확대에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이 뒤따르지만 이는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이라며 "현재의 구조조정이 어렵다고 미루면 훗날에 더 큰 고통을 수반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