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람 몸 속에서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암 전이 과정에서 화학물질 합성 등의 방법을 통해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신약 개발 가능성이 밝아지게 됐다.

육종인 연세대 치과대 교수 팀은 미국 미시간대,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연구진과 공동으로 실제 유방암 환자 조직을 통해 암세포가 전이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생물의학연구지인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육 교수는 암 발생을 유도하는 암세포 내 '윈트(Wnt)'란 단백질이 신호를 보내면 베타카테닌과 엑신2라는 유전자 물질이 증가되고 이어 암세포 핵에 있는 'GSK-3' 효소에 영향을 줘 암세포 전이를 일으키는 'Snail' 유전자가 활성화하면서 암세포 전이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암 정복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혀온 인체 내 암세포 전이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암 전이가 이뤄지는 각 단계 중 한 과정만 선택해 암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다양한 표적치료 약물 및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확인한 '윈트-베타카테닌-엑신2' 신호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 교수는 "암 전이 단계별로 메커니즘을 억제하는 기법에는 RNA 간섭법,화학물질 합성법,단백질 조각(펩타이드) 응용법 등 다양한 방안이 있다"며 "신호전달체계를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