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유럽 담배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중동.아시아권 수출에 주력하던 KT&G는 지난 23일부터 프랑스 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면세품박람회 참가를 계기로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KT&G는 우선 광고 등에 있어 규제가 약한 면세담배 시장과 관세장벽이 낮은 동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유럽 무대에 진출한 뒤 서유럽과 북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해외 40개국에 17개 브랜드 수출
국내 담배시장에서 75% 이상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KT&G가 해외 수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 1990년대부터다.

1992년 우즈베키스탄에 처음으로 '파인'과 '88라이트'를 수출한 KT&G는 이후 중앙아시아와 중동,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시장을 넓혀 올해 9월말 현재 40개국에 17개 담배 브랜드를 수출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2000년 61억개비에 그쳤던 KT&G의 해외 수출 실적은 2001년 117억개비, 2002년 214억개비 2003년 309억개비, 2004년 310억 개비로 급격히 증가해 왔다.

그러나 중동.중앙아시아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는 등 특정지역 의존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전체 수출 실적도 지난해 284억개비, 올해 들어서는 지난 9월 말까지 216억개비로 정체현상을 보이면서 수출시장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김혜수 KT&G 해외사업본부 해외기획부 대리는 "그동안 시장 개척을 위한 양적 성장 위주의 수출 전략을 취하면서 중동.아시아 지역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담배를 수출해왔는데 2005년 이후 가격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수출 실적이 다소 줄었다"면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유럽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8월 담배사업을 '가치기반사업'으로 책정하고 해외 수출 전략을 기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KT&G의 유럽 시장 진출 계획은 가속화됐다.

◇유럽에 '에쎄' 선보인다
KT&G는 이번 박람회에서 유럽시장 바이어를 대상으로 KT&G의 주요 수출 브랜드를 소개하고 실제 수출계약 상담도 진행한다.

KT&G가 노리는 것은 우선 유럽 면세담배 시장과 동유럽 시장이다.

현재 전세계 담배시장 규모는 중국 전매청인 CNTC의 생산량을 제외할 경우 3조 개비 수준으로 이중 유럽시장이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면세시장은 전체 시장의 10%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은 담배에 57.6%에 달하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필립모리스 등 '빅3'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70% 정도로 확고해 당분간 서유럽보다는 동유럽 시장 진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훈 KT&G 해외사업본부 수출1부 과장은 "EU 회원국 담배시장에 진출하려면 높은 관세 때문에 현지 공장을 세워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서 타회사와의 전략적 제휴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KT&G는 이번 박람회에서 선보이는 '에쎄', '파인', '레종', '제스트', '클라우드 나인' 등 다양한 브랜드를 유럽시장에 판매할 계획이지만 주력제품은 '에쎄'가 될 전망이다.

김 과장은 "KT&G 전체 수출 제품에서 '에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1년 0.1%에서 올해 들어서는 30% 이상으로 늘어날 만큼 해외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면서 "특히 필립모리스 등 '빅3' 업체가 유럽 시장에서 레귤러형(84mm) 담배생산에 주력하고 있어 KT&G는 슬림형(100mm) 제품인 '에쎄'를 수출 전략 브랜드로 채택해 틈새 시장을 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