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자신의 해외 '파워인맥'을 활용,2012년 1조원 발전기금 조성과 월드 톱10 이공계 대학 진입 비전 실현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KAIST는 23일 미국의 닐 파파라도 메디테크사 회장과 혹 탄 아바고 테크놀로지사 회장,이종문 암벡스사 회장,박병준 CTL사 사장,존 홀츠리히터 헐츠재단 이사장,일본 요시카와 히로유키 전 도쿄대 총장 등 6명을 해외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 총장과 MIT 동문이거나 오랜 지인들로,서 총장 취임 이후 KAIST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온 인사들이다.

이들 해외 자문위원은 내달 8일 한국에서 열리는 자문단 회의에 참석해 KAIST 비전 달성을 위한 방안을 조언할 계획이다.

이들 가운데 서 총장과 MIT 기계공학과 동기동창으로 40년 이상 교분을 쌓아온 닐 파파라도 회장은 지난달 KAIST를 방문,생명과학 관련 교수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학에 대규모 투자 또는 기부 의사를 비쳤다.

서 총장은 취임 직후 발전기금 조성을 위해 해외 기업들의 연구소 설립 등을 통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닐 파파라도 회장이 이끌고 있는 메디테크사는 나스닥 상장사로,의료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과 제조로 연 1조원의 매출과 3000억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파파라도 회장은 그동안 모교인 MIT에 펠로십을 만들어 우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미국에서도 폭넓은 대학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적 반도체 전문가인 혹 탄 아바고 테크놀로지사 회장 역시 서 총장과 MIT 기계공학과 동기동창이다.

그가 경영하는 아바고 테크놀로지는 주문형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매출액이 18억달러에 달한다.

존 홀츠리히터 이사장은 응용과학 연구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헐츠재단 업무를 1999년부터 맡아왔다. 서 총장은 그와 미국 과학재단에서 근무할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종문 회장과 박병준 사장은 성공한 재미교포 기업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중 실리콘밸리에서 암벡스 밴처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장은 KAIST에 이종문도서관을 설립하는 등 오래 전부터 KAIST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KAIST는 국내 자문위원으로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이희국 LG전자 사장,홍영철 고려제강 회장(KAIST 기성회장)을 선임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