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옛사랑도 복원되나요 '가을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로 약혼녀 민주(김지수)를 잃은 지 10년이 지난 어느날.
현우(유지태)에게 민주의 신혼여행 계획이 담긴 다이어리가 배달된다.
현우는 일기장 속 여행지로 떠나고 낯선 여인(엄지원)과 자꾸 마주치게 되는데….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는 한국멜로영화로는 드물게 실제 참사를 모티프로 사랑의 상실과 복원 과정을 그려낸다.
연인의 부재를 통해 그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연인에 대한 그리움이 어두운 인생행로를 밝히는 빛임을 강조한다.
그리움을 향한 현우의 여정은 아름다운 풍광으로 채색돼 있다.
전남 신안군 우이도 해변에서 시작된 여행길은 한국 정원의 대명사인 담양 소쇄원,내연산 12폭포와 월정사 전나무숲길 등 60여곳의 절경을 거치게 된다.
김 감독이 스승인 임권택 감독의 작풍을 이어받은 듯싶다.
임권택 감독은 대표작인 '취화선'과 '서편제' 등에서 전국 산하의 비경을 주인공의 성장과 결부시켜 제시했다.
눈부신 풍경과 함께 눈길을 붙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미스터리 양식이다.
현우가 여행길에 만난 낯선 여인은 극적 흥미를 북돋운다.
단순히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였더라면 줄거리가 너무 뻔했을 것이다.
낯선 여인과 민주와의 관계가 드러나는 종반부까지 관객들의 궁금증은 지속된다.
세 주인공의 관계에는 사랑의 우연성과 필연성에 관한 감독의 사유가 깃들어 있다.
우연한 만남의 배경에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필연성이 내포돼 있다.
이는 감독의 전작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표현됐다.
이병헌이 좋아하게 되는 제자는 옛 연인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대목은 '삐삐'와 '공중전화'를 통해 10여년 전의 시공간적 배경과 안타까운 정서를 효과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백화점 붕괴로 민주가 매몰된 장면이 대표적이다.
민주는 자신의 삐삐로 현우의 호출메시지를 받지만 응답할 수 없다.
연인들이 평상시 애용하던 공중전화가 사고현장에는 없기 때문이다.
26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현우(유지태)에게 민주의 신혼여행 계획이 담긴 다이어리가 배달된다.
현우는 일기장 속 여행지로 떠나고 낯선 여인(엄지원)과 자꾸 마주치게 되는데….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는 한국멜로영화로는 드물게 실제 참사를 모티프로 사랑의 상실과 복원 과정을 그려낸다.
연인의 부재를 통해 그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연인에 대한 그리움이 어두운 인생행로를 밝히는 빛임을 강조한다.
그리움을 향한 현우의 여정은 아름다운 풍광으로 채색돼 있다.
전남 신안군 우이도 해변에서 시작된 여행길은 한국 정원의 대명사인 담양 소쇄원,내연산 12폭포와 월정사 전나무숲길 등 60여곳의 절경을 거치게 된다.
김 감독이 스승인 임권택 감독의 작풍을 이어받은 듯싶다.
임권택 감독은 대표작인 '취화선'과 '서편제' 등에서 전국 산하의 비경을 주인공의 성장과 결부시켜 제시했다.
눈부신 풍경과 함께 눈길을 붙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미스터리 양식이다.
현우가 여행길에 만난 낯선 여인은 극적 흥미를 북돋운다.
단순히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였더라면 줄거리가 너무 뻔했을 것이다.
낯선 여인과 민주와의 관계가 드러나는 종반부까지 관객들의 궁금증은 지속된다.
세 주인공의 관계에는 사랑의 우연성과 필연성에 관한 감독의 사유가 깃들어 있다.
우연한 만남의 배경에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필연성이 내포돼 있다.
이는 감독의 전작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표현됐다.
이병헌이 좋아하게 되는 제자는 옛 연인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대목은 '삐삐'와 '공중전화'를 통해 10여년 전의 시공간적 배경과 안타까운 정서를 효과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백화점 붕괴로 민주가 매몰된 장면이 대표적이다.
민주는 자신의 삐삐로 현우의 호출메시지를 받지만 응답할 수 없다.
연인들이 평상시 애용하던 공중전화가 사고현장에는 없기 때문이다.
26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