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민심대장정'을 통해 바닥민심 다지기에 주력해온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해 공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지지율을 발판삼아 명실상부한 유력 대권후보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조만간 시작할 2차 대장정도 '무언(無言)의 고행(苦行)'으로 일관했던 민심대장정과 달리 정책과 토론을 중심으로 한 '정치 대장정'으로 방향을 잡은 상태다.

손 전 지사는 23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이 죽음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북한의 핵실험을 맹비난했다.

손 전 지사는 북핵사태 해법과 관련,"우리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순간,우리는 북한에 조공을 바치는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어떤 경우에도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핵보유국 지위는 인정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예쁜 짓을 하면 사탕을 주고 나쁜 짓을 하면 매가 간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변화하는 동북아 질서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손 전 지사는 북핵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 대해 "현 정치는 아직도 이것을 정쟁의 수단과 대상으로 삼고,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판단·행동하고 있다"며 "이런 위기 국면에서 여론의 눈치를 보고,정치적인 계산을 하는 사람들은 결코 국가지도자가 될 수 없으며 이는 나 자신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서는 일자리,교육,노후,민생 등 '4대 불안'과 북핵,정치개혁 등 '2대과제'에 대한 해법 마련에 주력하겠다면서 "이런 이슈에 대해 올해 말까지 국민들과 '끝장토론'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경선 출마 선언을 언제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때가 되면 내가 갖고 있는 생각과 자세,의지를 모두 말씀드릴 것"이라며 "좀 더 국민에 대한 예의와 격식을 갖춰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6~17일 전국 성인남녀 9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손 전 지사는 6.3%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는 1주일 전 지지율 4.7%보다 1.6% 포인트 오른 수치로,리얼미터 조사에서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5%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지사는 리서치&리서치의 지난 12일 조사에서도 8.0%를 얻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