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북·중·미 간 외교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해 눈치보기가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중국을 통해 "북한이 추가 핵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나 정부는 "좀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만 취하고 있다.

북한이 언급한 정확한 진의와 향후 행보를 전망하는 데 자신이 없는 듯한 표정이다.

이와 관련,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북에서 놀라운 것이 나오지 않았다"는 등의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는 데도 정부는 "미국쪽 입장에서 나름대로 해석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리고 있을 뿐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추가 핵 실험을 않겠다는 얘기는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이어서 중국의 입장이 녹아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급적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면서 "아직 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22일에는 정부 소식통을 빌려 "먼저 6자 회담에 복귀하면 미국이 금융제제를 해제해야 한다"는 북한의 심상찮은 요구 내용을 담은 기사가 보도됐지만 정부 내에서조차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당국자는 "중국으로부터 북한의 6자 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 전혀 통보 받은 게 없다"면서 "6자 회담과 관련한 낙관적인 전망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