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같은 남북 경협 문제는 이날 핵심 의제에서 벗어났다.

정부는 우리 입장을 설명했고 미측은 "한국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답해 더 이상 구체적인 논의로는 진전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안보리 결의의 이행 문제에 대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설명이 있었고 의견 교환이 있었지만 특정 사업에 대한 미측의 요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측은 유엔 결의안을 존중하는 선에서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라이스 장관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 사업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촉진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히고 "금강산 관광도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이 한국 정부에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의 중단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가 가진 레버리지(지렛대)를 생각하고 그것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어떻게 6자 회담에 (북한을) 복귀시킬까 생각해 보자는 것"이라고 답했을 뿐이다.

하지만 한·미 간 이견이 없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측이 구체적인 요구를 할 시점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날 회담과 관련,뉴욕 타임스지는 '한국,대북사업 지속 천명'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개성공단의 긍정적인 면과 금강산 관광사업의 상징성을 설명하는 반 장관의 기자 회견 발언에 라이스 장관이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라이스 장관은 그러나 실망감을 표현하는 대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대북 제재의 목적이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게 아니라 북한을 회담에 복귀시켜 핵 프로그램을 끝내도록 하는 데 있음을 설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라이스 장관을 수행 중인 국무부 고위 관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반 장관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에 맞춘 대북 포용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약속했다고 말한 것으로 AFP통신은 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