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유현오)가 검색 포털 엠파스(대표 박석봉)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검색기술 개발 전문업체인 코난테크놀로지(대표 김영섬)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

이에 따라 인터넷 포털 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기게 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19일 박석봉 엠파스 대표 지분 9.83%와 자사주 5%를 포함,24.43%를 372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또 엠파스가 발행하는 4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도 인수해 43%까지 지분을 늘리고 엠파스에 검색엔진을 제공하는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분 29.5%를 엠파스와 공동으로 인수키로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 인수에 투입하는 자금은 총 822억원이며 박석봉 대표는 나머지 지분 9.42%(2대주주)로 대표 직위를 유지하게 된다.

엠파스는 SK그룹의 계열사,SK커뮤니케이션즈의 자회사로 편입되며 기존 인력은 그대로 승계된다.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를 인수함에 따라 인터넷 포털과 검색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됐다.

NHN의 네이버와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하게 하루 방문자수만 놓고 비교해 봐도 2위 네이트닷컴과 5위 엠파스를 더하면 네이버(1115만명)보다 10%가량 앞서게 된다.

NHN까지 눈독을 들일 만큼 우수한 검색 기술력을 보유한 코난테크놀로지가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의 연구개발(R&D)센터 역할을 맡으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약점인 검색을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된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자체 개발 검색엔진 '서치플러스'를 선보였으나 신통하다는 반응을 얻지 못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엠파스를 인수함으로써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는 이미 미국 중국 일본 등 6개 국가에 진출했다.

여기에 엠파스를 합세시켜 해외 검색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엠파스로 웹 검색을,코난테크놀로지로 멀티미디어 검색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국내 포털 업계는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NHN은 "검색 시장의 좋은 파트너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검색 서비스의 특성상 바로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엠파스 인수에 따른 파급효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엠파스 인수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와이브로 진출을 앞두고 네이트의 약점인 검색을 보강해야 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싸이월드의 다양한 콘텐츠 활용 필요성을 느낀 엠파스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며 "유선시장에서는 NHN의 검색 점유율이 70%대에 달하는 만큼 1위 업체보다는 다음,야후 등 2,3위 업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기업공개(IPO)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엠파스 인수로 SK커뮤니케이션즈의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되면서 상장 추진을 위한 여건을 갖추게 됐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보다는 직접 상장을 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형호·김정은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