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0나노 1기가 D램을 개발,세계 D램 업계에 본격적인 '50나노 시대'가 열렸다.

50나노는 현재 세계 주요 업체가 사용하는 90나노 공정에 비해 생산성이 4배가량 높은 기술.특히 50나노 D램은 기존 공정에 비해 칩을 소형화하면서도 데이터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PC에 주로 쓰였던 D램이 휴대폰 게임기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는 50나노 공정개발로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도 모든 디지털 기기에 쓰이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디지털 기기에 쓰인다

과거 D램의 사용처는 주로 데스크톱PC와 노트북이었다.

칩 크기가 클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전원이 공급돼야 작동하는 특성 때문에 소형 배터리를 장착한 휴대폰 모바일 기기에는 많이 쓰이지 않았었다.

이 때문에 D램은 그동안 PC산업의 성장과 불황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하지만 이번 50나노 공정 개발로 세계 D램 시장은 일대 변화를 맞게 됐다.

50나노 공정을 적용할 경우 기존보다 크기가 작고 전력소모도 적은 D램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사용처가 PC 위주에서 모든 모바일 기기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현재 양산하는 80나노 그래픽 D램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360 등 게임기를 비롯해 휴대폰과 DMB기기,내비게이션 등에도 쓰이고 있다.

전준영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상무는 "50나노 D램이 본격 양산되면 모든 모바일기기 및 디지털 컨슈머용 제품에 D램이 쓰일 것"이라며 "PC산업 경기와 상관없이 D램의 무한성장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 상무는 "특히 올 연말 최소 1기가비트의 D램을 필요로 하는 MS의 새 윈도 운영체계인 윈도비스타가 출시될 경우 향후 50나노급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 신화를 쏘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50나노 D램은 지난달 발표한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에 비견된다.

지난달 발표한 40나노 낸드플래시가 35년간 원조 반도체 기술로 굳혀져 온 인텔의 낸드플래시 제조기법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이번 50나노 D램은 경쟁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경쟁력을 입증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00년 150나노 기술을 시작으로 2001년 130나노,2002년 100나노와 90나노,2004년 80나노,2005년 60나노 등 7년 연속 세계 D램 기술을 선도해왔다.

경쟁사보다 최소 1년 이상 빨리 차세대 기술을 개발,시장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전략에서였다.

특히 이번 50나노 공정 개발로 삼성전자는 'D램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2위인 하이닉스반도체가 66나노 공정을 개발했을 뿐 인피니언 마이크론 등은 아직까지 60나노 공정개발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