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탕자쉬안 국무위원(부총리급)이 지난 18일 밤 긴급히 평양을 방문,긴장으로 치닫고 있는 북핵 위기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받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간 그는 지난 13일에도 미국과 러시아를 차례로 방문했다.


○설득에 성공할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북.중관계 발전 방안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탕 국무위원은 김 위원장과 만나 후 주석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김 위원장은 이에 사의를 표시했다고 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면담에는 북측에서 북핵외교를 총괄하고 있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김영일 부상 등이 배석했다.

탕 국무위원은 이날 면담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탕 국무위원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북한의 핵 보유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전달하고 6자회담 복귀를 강력히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러시아 정상들과 만난 것을 토대로 국제사회의 시각을 가감없이 전달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인내의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면담결과와는 별도로 인도적 차원에서 에너지 지원은 계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지도부가 갖고 있는 북한에 대한 배신감과 당혹스러움을 그대로 밝혀 김 위원장이 사태를 냉정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것.


○최대 분수령 될 듯

북한 핵실험을 둘러싼 움직임은 매우 긴박하다. 북한은 2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미국 등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일에는 베이징에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 외무장관 회담이 열린다. 따라서 이번 탕 국무위원의 방북 성과는 사태의 전개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으로서는 탕 국무위원을 파견한 것이 북한에 대한 마지막 배려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탕 국무위원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었는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사태 전개를 어느 정도 예견하고 이번 일을 벌였다는 점에서 극적인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북한 역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명분만 만들어지면 한 걸음 물러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19일 미국의 고위 관리가 "탕 국무위원이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탕 국무위원의 방북과 관련,중국과 미국이 일정한 교감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모종의 해결 방안이 제시됐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