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냐 위탁매매냐.'

증권업종 주도주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가 증시의 논쟁 거리로 떠올랐다.

자산관리형 증권사가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수익구조의 안정성을 이유로 내세운다.

거래대금 규모에 따라 이익이 큰 폭으로 변화하는 위탁매매형 증권사보다 수익원이 다양화된 자산관리형 증권사가 우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쪽에선 위탁매매를 기반으로 한 증권사들이 높은 수익창출력을 배경으로 투자은행(IB) 등 향후 업무영역 확대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자산관리형 증권사가 유리"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1월 5조7650억원(유가증권시장 기준)에 달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월에는 2조8491억원으로 줄었다.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인 위탁수수료도 덩달아 감소 추세다.

이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의 지난 2분기(7∼9월) 영업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에 비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까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7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투자(-9.9%) 현대(-50.3%) 대신(-37.4%) 한국(-25.7%)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대금 둔화세가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자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위탁매매 IB 등 수익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사업모델별로 증권주 주가는 양극화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우리투자증권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목표가를 2만4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반면 자산관리에 강한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등은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 "이익 원천은 역시 위탁매매"

이에 대해 위탁매매형 증권사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실적에 반영되는 속도가 느린 자산관리 부문보다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의 수익창출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수익원 다변화로 얻는 이익이 증권사 간에 차별성을 유발할 정도로 빠르게 커지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며 "오히려 위탁매매에서 고수익을 올리면서 수익원 다양화를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거래대금은 현 수준을 바닥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상반기 동안 증권주에 부담이 됐던 미수 규제 관련 위험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대우증권을 최선호주로 꼽고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는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메리츠증권도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