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 비즈니스는 부산에 오면 해결된다는 생각을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심어주겠습니다.

완성된 작품의 거래뿐 아니라 국가 간 합작영화 비즈니스가 이뤄질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 부산을 아시아영화산업 메카로 육성할 생각입니다."

15일 부산 그랜드호텔에서 개막된 아시안필름마켓(AFM)의 박광수 운영위원장(52)은 이렇게 비전을 밝혔다.

AFM은 제11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상업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창설한 영화시장. 기획단계의 영화에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부산프로모션플랜(PPP),영상기자재와 각국 촬영장소 등을 매개하는 부산국제필름커미션ㆍ영상산업박람회(BIFCOM) 등을 포함해 완성작 매매와 국가 간 배우캐스팅 기능까지 갖춘 영화에 관한 토털마켓이다.

박광수 운영위원장은 영화 '칠수와 만수''그 섬에 가고 싶다''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등을 연출한 감독으로 유명하지만 지난 몇년간 BIFCOM 위원장을 맡으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한국과 일본 홍콩 등의 130여개 영화사가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부스 임대비용과 영화상영료 수입만 3억원에 이릅니다.

물론 총예산 25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이 마켓이 권위를 인정받게 되면 자체 수익을 낼 것으로 봅니다."

예산 25억원은 경쟁영화시장인 홍콩마켓의 80억원,도쿄마켓의 35억원 등과 비교하면 적다.

홍콩과 도쿄마켓의 경우 정부로부터 예산을 전액 받지만 AFM은 부산시로부터 10억원을 지원받을 뿐,나머지는 기업협찬으로 꾸려가야 한다.

"그러나 AFM은 이미 PPP와 BIFCOM 부문에서 도쿄마켓과 홍콩마켓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류열풍을 이용해 완성작 매매건수를 늘려가는 게 관건이겠지요.

게다가 '스타서밋아시아'란 배우마켓도 도입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배우들을 외국영화에 출연시켜 합작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처입니다."

올해에는 장진영과 황정민을 비롯해 무협영화 '야연'에 출연했던 저우현(중국) 등 10여명이 배우마켓에 나왔다.

내년에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아시아배우들도 대거 내세울 계획이다.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관련 비즈니스 상담이 꾸준히 증가해 온 결과 9월 말 현재 부산에서는 일본영화 5편을 포함해 40편의 영화가 촬영되고 있습니다.

관련 인력들이 숙식비와 기자재 운송비 등으로 부산에 떨구는 돈만 200억원이 넘습니다.

촬영건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부산은 현상 편집 사운드 등 후반작업기지로 부상하게 될 겁니다."

부산=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