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이후 올 9월까지 25년 동안 국내 인기화가 중 천경자의 작품가격이 200배나 치솟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천씨 작품은 1980년 당시 호당(18×14cm) 평균 가격이 20만원에 불과했으나 요즘 서울 인사동 청담동 등 화랑가와 경매시장에선 호당 4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국민화가' 박수근 작품도 100배 이상 올랐고, 위작시비에 휘말려 현재 거래가 중단된 이중섭 작품 역시 80배나 급등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미술품시가감정위원회(위원장 김영석)가 14일 발표한 '1980~2006년 국내 인기작가의 작품가격추이(표참조)'에 의해 밝혀졌다.

올 들어 경매 낙찰률(89%)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환기 작품의 경우 80~90배 오른 것을 비롯해 손응성(70배) 도상봉(50배) 변관식(30배) 오지호(20배) 유영국(15배),남관ㆍ권옥연ㆍ임직순(10배) 작품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현황 및 상승이유=천경자 작품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00년 이후 작품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천씨 작품은 컬렉터 사이에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 요즘도 시장에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

40호짜리 '꽃다발을 안은 여인'의 경우 2003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2억35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박수근 작품은 1980년 호당 평균 가격이 300만원을 유지했으나 1990년대 초 1억원을 돌파한 이후 요즘은 2억5000만~3억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지난 2월 서울옥션에서 열린 100회 특별경매에서 '시장의 여인들'이 9억1000만원에 낙찰돼 근현대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980년 호당 35만원이던 도상봉 작품 '정물(46×53cm)'이 지난달 서울옥션 경매에서 1억5000만원에 낙찰된 것을 비롯해 유영국(80년 호당 30만원)작품 '움직이는 산(91×116.8cm)'은 1억8000만원,오지호의 10호짜리 작품 '해경'은 1억1200만원에 낙찰돼 '억대 작가'에 합류했다.

이처럼 작품값이 상승하는 이유는 미술시장이 살아나면서 인기 작고작가의 작품이 중장기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컬렉터들이 많이 때문이다.

작품성이 이미 검증된 데다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미술시장이 활성화되면 이들 작품이 최고 수혜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천경자씨도 연노한 데다 와병 중이어서 작품활동을 전혀 못하고 있다.

◆주식,부동산 블루칩도 높은 상승률=1980년 당시 100이었던 코스피지수는 2006년 10월13일 종가가 1348을 기록해 25년 사이 13배 이상 올랐다.

최고 블루칩으로 통하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당시 8200원 하던 것이 현재 64만4000원을 호가해 25년 새 80배 가까이 폭등했다.

또 부동산 블루칩인 서울 강남 역삼동 개나리 아파트 15평(재건축)의 경우 당시 5000만원이었으나 현재 8억원을 호가하고 있어 40배 이상 치솟았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