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교수의 이슈경제학] 북핵 충격 … 한국 신용등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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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핵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다행히 안정을 되찾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외 상황에 긴급한 변화가 발생하면 이는 일차적으로 국내 주가와 환율에 반영이 된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 주식과 달러라는 '물건'의 가격이 변화하면서 돌발적 위기상황이 가진 무게와 의미를 짐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주가와 환율 말고도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는 외국투자자의 시각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지표가 또 있다.
바로 ①국가신용등급 ②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 Korea Sovereign Bond)) 가산금리,그리고 ③외평채에 대한 신용파산스와프(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이다.
1.국가신용등급
국가신용등급은 말 그대로 한 국가의 채무이행능력과 의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성적이다.
물론 점수가 아닌 등급으로 표시되므로 일종의 학점인 셈이다.
이러한 학점을 부여하는 기관이 여러 개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Moody's)이다.
뉴욕 맨해튼 남쪽 월스트리트 근처에 위치한 이 두 기관이 부여하는 학점은 기관에 따라 표시방법이 다르다.
우선 S&P의 학점은 AAA(1등급)로 시작하여 AA+,AA,AA-,A+,A, A-,BBB+,BBB,BBB-로 내려간다.
대문자와 부호가 쓰인다.
반면 무디스가 부여하는 등급은 Aaa(1등급)를 시작으로 Aa1 Aa2 Aa3 A1 A2 A3 Baa1 Baa2 Baa3 Ba1…으로 내려간다.
소문자와 숫자가 나타난다.
(S&P라는 이름을 보면 대문자만 쓰이고 있고 Moody's라는 이름에는 소문자가 나타난다.
우연의 일치일까?)
현재 우리나라의 등급은 어떤가.
우선 S&P는 여섯 번째, 곧 A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 무디스는 일곱 번째, 곧 A3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10번째, 곧 BBB-와 Baa3까지가 소위 투자등급이고 11번째(BB+,Ba1)부터는 투기등급이다.
외환위기 직후 우리의 등급은 S&P 기준으로 14등급까지 (B+) 떨어졌었다.
치욕스런 등급이었다.
외환위기 전에는 4등급(AA-)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으니 말이다.
최근 북핵문제에 대해 신용평가기관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다.
2.외평채가산금리
외환위기 직후 우리나라 정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외국환 평형기금채권이라는 다소 긴 이름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채권은 만기가 도래하자 차환 발행되어 지금도 거래되고 있다.
물론 외국 투자자들은 이를 한국정부발행채권, 즉 Korea Sovereign Bond(KSB)라고 부른다.
이 외평채는 6등급 내지 7등급짜리 채권이다.
원화표시채권이야 우리 정부가 최상급이지만 달러표시채권에 있어서는 우리 정부 발행채권은 그리 등급이 높지 않고 가격은 쌀 수밖에 없다.
달러표시 채권의 지존은 역시 미국국채이다.
당연히 최상급 AAA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 채권은 당연히 외평채보다 비싸다.
이제 여기서 채권가격과 채권수익률의 관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채권은 주식과 달리 일정기간 후 받을 돈이 정해진 증권이다.
예를 들어 1년 후 100을 받기로 된 채권이 있다고 하자.만일 이 채권을 90 주고 산다면 90을 넣어 100을 받으니 수익이 10이 되고 금리는 10/90=11%가 된다.
그러나 이 채권을 80에 산다면 어떨까.
80에 사서 100을 받으니 20의 수익이 발생하고 금리는 20/80=25%가 된다.
채권가격이 90에서 80으로 떨어지면 금리는 11%에서 25%로 증가한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한국외평채는 동일한 조건의 미국국채보다 싸다.
따라서 거꾸로 외평채수익률은 미국국채수익률보다 높다.
결국 "외평채수익률=미국국채수익률+알파"가 성립한다.
이 알파가 바로 외평채 가산금리이다.
우리나라 상황이 힘들어질 것 같으니 낮은 가격에라도 팔아치우자는 투자자가 생기면 외평채 가격이 폭락하게 되고 알파는 커진다.
결국 알파, 곧 가산금리의 크기는 우리 경제의 위험수준을 잘 보여준다.
이번 위기 때 가산금리는 0.69%에서 0.72% 정도까지 올랐다가 0.7% 정도에서 안정을 찾고 있다.
생각보다 매우 안정적이다.
3.신용파산스와프의 프리미엄
신용파산스와프의 구조는 복잡하긴 하나 이를 최대한 단순화시키면 채권에 대한 보증보험계약 정도로 보면 된다.
즉 외평채를 보유한 투자자는 채권에 대한 원금보장계약을 제3자와 체결할 수 있다.
이것이 신용파산스와프이다.
물론 이때 보장기관에 보증료를 내야하며 한국경제가 위험해진 만큼 당연히 보증료는 올라간다.
(2003년 위기 때는 이 프리미엄이 연 2.3%까지 올라갔었다.) 이 프리미엄은 최근 위기 시 0.3%까지 갔다가 지금은 0.27% 정도이다.
위기 전에 0.24% 정도였던 것을 보면 매우 미미한 변화이다.
이번 위기상황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마음을 놓으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불안감을 씻기 어렵다.
잠정적인 평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국가신용등급,외평채 가산금리,신용파산스와프 프리미엄 모두 일단 안정적인 것은 고마운 일이다.
이제 잠시 지켜볼 때이다.
/서울시립대 교수 chyun@uos.ac.kr
그러나 금융시장은 다행히 안정을 되찾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외 상황에 긴급한 변화가 발생하면 이는 일차적으로 국내 주가와 환율에 반영이 된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 주식과 달러라는 '물건'의 가격이 변화하면서 돌발적 위기상황이 가진 무게와 의미를 짐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주가와 환율 말고도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는 외국투자자의 시각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지표가 또 있다.
바로 ①국가신용등급 ②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 Korea Sovereign Bond)) 가산금리,그리고 ③외평채에 대한 신용파산스와프(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이다.
1.국가신용등급
국가신용등급은 말 그대로 한 국가의 채무이행능력과 의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성적이다.
물론 점수가 아닌 등급으로 표시되므로 일종의 학점인 셈이다.
이러한 학점을 부여하는 기관이 여러 개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Moody's)이다.
뉴욕 맨해튼 남쪽 월스트리트 근처에 위치한 이 두 기관이 부여하는 학점은 기관에 따라 표시방법이 다르다.
우선 S&P의 학점은 AAA(1등급)로 시작하여 AA+,AA,AA-,A+,A, A-,BBB+,BBB,BBB-로 내려간다.
대문자와 부호가 쓰인다.
반면 무디스가 부여하는 등급은 Aaa(1등급)를 시작으로 Aa1 Aa2 Aa3 A1 A2 A3 Baa1 Baa2 Baa3 Ba1…으로 내려간다.
소문자와 숫자가 나타난다.
(S&P라는 이름을 보면 대문자만 쓰이고 있고 Moody's라는 이름에는 소문자가 나타난다.
우연의 일치일까?)
현재 우리나라의 등급은 어떤가.
우선 S&P는 여섯 번째, 곧 A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 무디스는 일곱 번째, 곧 A3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10번째, 곧 BBB-와 Baa3까지가 소위 투자등급이고 11번째(BB+,Ba1)부터는 투기등급이다.
외환위기 직후 우리의 등급은 S&P 기준으로 14등급까지 (B+) 떨어졌었다.
치욕스런 등급이었다.
외환위기 전에는 4등급(AA-)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으니 말이다.
최근 북핵문제에 대해 신용평가기관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다.
2.외평채가산금리
외환위기 직후 우리나라 정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외국환 평형기금채권이라는 다소 긴 이름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채권은 만기가 도래하자 차환 발행되어 지금도 거래되고 있다.
물론 외국 투자자들은 이를 한국정부발행채권, 즉 Korea Sovereign Bond(KSB)라고 부른다.
이 외평채는 6등급 내지 7등급짜리 채권이다.
원화표시채권이야 우리 정부가 최상급이지만 달러표시채권에 있어서는 우리 정부 발행채권은 그리 등급이 높지 않고 가격은 쌀 수밖에 없다.
달러표시 채권의 지존은 역시 미국국채이다.
당연히 최상급 AAA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 채권은 당연히 외평채보다 비싸다.
이제 여기서 채권가격과 채권수익률의 관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채권은 주식과 달리 일정기간 후 받을 돈이 정해진 증권이다.
예를 들어 1년 후 100을 받기로 된 채권이 있다고 하자.만일 이 채권을 90 주고 산다면 90을 넣어 100을 받으니 수익이 10이 되고 금리는 10/90=11%가 된다.
그러나 이 채권을 80에 산다면 어떨까.
80에 사서 100을 받으니 20의 수익이 발생하고 금리는 20/80=25%가 된다.
채권가격이 90에서 80으로 떨어지면 금리는 11%에서 25%로 증가한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한국외평채는 동일한 조건의 미국국채보다 싸다.
따라서 거꾸로 외평채수익률은 미국국채수익률보다 높다.
결국 "외평채수익률=미국국채수익률+알파"가 성립한다.
이 알파가 바로 외평채 가산금리이다.
우리나라 상황이 힘들어질 것 같으니 낮은 가격에라도 팔아치우자는 투자자가 생기면 외평채 가격이 폭락하게 되고 알파는 커진다.
결국 알파, 곧 가산금리의 크기는 우리 경제의 위험수준을 잘 보여준다.
이번 위기 때 가산금리는 0.69%에서 0.72% 정도까지 올랐다가 0.7% 정도에서 안정을 찾고 있다.
생각보다 매우 안정적이다.
3.신용파산스와프의 프리미엄
신용파산스와프의 구조는 복잡하긴 하나 이를 최대한 단순화시키면 채권에 대한 보증보험계약 정도로 보면 된다.
즉 외평채를 보유한 투자자는 채권에 대한 원금보장계약을 제3자와 체결할 수 있다.
이것이 신용파산스와프이다.
물론 이때 보장기관에 보증료를 내야하며 한국경제가 위험해진 만큼 당연히 보증료는 올라간다.
(2003년 위기 때는 이 프리미엄이 연 2.3%까지 올라갔었다.) 이 프리미엄은 최근 위기 시 0.3%까지 갔다가 지금은 0.27% 정도이다.
위기 전에 0.24% 정도였던 것을 보면 매우 미미한 변화이다.
이번 위기상황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마음을 놓으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불안감을 씻기 어렵다.
잠정적인 평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국가신용등급,외평채 가산금리,신용파산스와프 프리미엄 모두 일단 안정적인 것은 고마운 일이다.
이제 잠시 지켜볼 때이다.
/서울시립대 교수 chyun@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