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개팅 트렌드는 남녀가 만나기 전에 '싸이' 주소를 주고받는 것이라 한다.

상대방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방문해 사진과 글,동영상 등을 보며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사전에 파악하고 소개팅에 나선다고.관심사를 미리 알 수 있으니 소개팅 성공률도 훨씬 높아진다는 속설이다.

국내 인터넷 인구 3300만명(인터넷진흥원 집계) 중 1900만명이 싸이월드 회원인 점을 반영한 새로운 흐름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싸이월드(cyworld.nate.com)는 국내 최고,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사이트다.

싸이월드가 유명해진 것은 1인 미디어 서비스인 '미니홈피' 덕분이다.

미니홈피는 싸이월드 회원이라면 누구나 주어지는 작은 브라우저를 자기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는 '한국형 블로그' 서비스다.

각각의 미니홈피는 사이버 인맥인 '일촌'을 기반으로 연결돼 있으며 디지털 결제 수단인 '도토리'를 이용해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싸이월드의 시작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반 디지털 카메라의 대중화와 2002년 10월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커뮤니티 사이트 프리챌의 유료화 등으로 싸이월드는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3년 8월 벤처기업이던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 합병된다.

대기업의 자본력이 싸이월드에 들어오면서 서버의 안정화,마케팅 등으로 매출은 급신장했다.

이제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1인 미디어의 대명사다.

사진 글 동영상 등을 올려 미니홈피를 꾸미고 일촌을 방문하는 일,즉 '싸이질'은 이제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일상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가 활성화할 수 있었던 것도 싸이월드의 공이 컸다.

싸이월드의 성공은 기존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지향하던 집단 커뮤니티를 탈피해 개인 중심의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

사용자가 직접 자신만의 공간에 콘텐츠를 올리고 배경음악과 디자인 등을 꾸미면서 적극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참여형 미디어 수단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맥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정서에 맞도록 각각의 미니홈피가 서로 연결돼 개방형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앞으로 싸이월드는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05년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6월 싸이월드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12월에는 일본에도 진출했다.

또 인터넷 이용자가 1억7000만명에 달하는 미국에서도 지난 8월 상용 서비스에 나섰다.

싸이월드의 선전은 유현오 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2004년 3월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로 부임한 유 대표는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의 성장을 이끌어내며 2004년 회사의 첫 흑자 원년과 2005년 싸이월드의 해외 진출 등을 이루어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