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의 쇼핑호스트들이 오는 15일 시행되는 한국어 능력시험을 위해 '한국어 공부모임'을 결성,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쇼핑호스트들은 방송에서 '여성분이 좋아하는 상품(여성이 좋아하는 상품)''큐트한 장식이 달린 구두(앙증맞은 장식이 달린 구두)''이 상품은 다른 상품과 틀립니다(이 상품은 다른 상품과 다릅니다)'등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쓰거나 불필요한 외국어를 남용해 '한국어 파괴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GS홈쇼핑 쇼핑호스트 대기실.홈쇼핑 방송과 관련된 사항들이 적혀 있어야 할 대기실 게시판에는 생뚱맞게도 '틀리기 쉬운 우리말'이 빼곡히 정리돼 있다.

쇼핑호스트들이 대기실에 한국어 관련 게시판을 만든 이유는 두 가지다.

틀리기 쉬운 말들을 숙지해 방송에서의 실수를 줄이고 15일 시행되는 한국어 능력시험도 준비한다는 것.

이번에 한국어 능력시험을 치르는 쇼핑 호스트들은 모두 24명에 달한다.

10월로 쇼핑호스트가 된 지 4개월이 되는 새내기 쇼핑호스트 김인경씨(25)는 "방송 중에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방송을 보는 고객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 한국어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GS홈쇼핑이 한국어 교육에 신경쓰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방송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말을 더 잘 알고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일부 쇼핑호스트들이 개별적으로 한국어 능력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지금은 회사에서 한국어 능력시험 점수를 쇼핑호스트와 PD 등 방송 관련 인력의 선발 및 인사평가의 자료로 활용하고 정기적으로 외부강사의 한국어 특강을 마련할 만큼 한국어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이 회사의 한국어 최고 고수는 스터디 그룹의 '과외교사' 역할을 맡고 있는 차광염 쇼핑호스트(27)다.

지난해 '쇼핑호스트 선발대회'를 통해 GS홈쇼핑에 입사한 차씨는 지난 5월 실시된 한국어 능력시험에서 전체 상위 0.62% 순위를 차지한 실력자다.

차씨는 "한국어는 매일 쓰는 모국어이자 습관이기 때문에 맞다 틀리다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잘못된 언어 습관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해야 실력이 붙는다"고 말했다.

김병욱 GS홈쇼핑 방송부문 상무는 "쇼핑호스트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GS홈쇼핑 방송에는 우리말의 잘못된 표현이나 외국어 남용 사례가 크게 줄고 있다"며 "일례로 외국어 사용이 빈번했던 패션이나 보석 방송의 경우 '로맨틱''큐트''럭셔리' 등의 외국어 사용빈도가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