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면역반응 비밀 풀었다
나뭇가지를 닮아 수지상(樹枝狀)이라 불리는 몸 속의 면역세포를 통제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밝혀냈다.

미국 예일대 세포생물학부 신정숙 박사후연구원은 유비퀴틴이란 단백질이 수지상세포의 면역기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신 연구원이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관련 논문은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 9일자 인터넷판에 실렸다.

수지상세포는 외부에서 병균이 들어오면 림프구 등 다른 면역세포에 이를 알리는 '척후병' 역할을 하는 세포.최근에는 암 환자로부터 이 세포를 추출해 체외에서 활성화시킨 후 인체에 다시 주입,암을 치료하는 항암요법도 시행되고 있다.

이 세포가 병균을 삼키면 내부의 'MHCⅡ'라는 단백질이 병균물질을 세포 표면에 전달해 다른 면역세포들이 이를 감지토록 해준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MHCⅡ의 기능을 유비퀴틴이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쥐에서 수지상세포를 추출해 관찰한 결과 유비퀴틴은 평소에는 MHC Ⅱ에 붙어 수지상세포가 불필요한 면역작용을 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있다가 병균이 침입하면 떨어져 나가 면역작용을 일으키도록 했다.

신 연구원은 "유비퀴틴이 인체 면역반응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셈"이라며 "항암 세포치료제로 사용이 늘고 있는 수지상세포의 작용 원리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서울대 화학과에서 학사 및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2년 미국으로 건너가 듀크대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현재 예일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