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아웃도어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를 비롯해 파타고니아,버튼,팀버랜드 등 외국 유명 브랜드에 고루 납품하고 있는 영원무역은 올초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 자체 브랜드를 론칭,9개월 만에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둔 것.
회사측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이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LG패션이 2004년 이후 2년간 마케팅에 각별한 공을 들여온 '라푸마'의 매출(100억원대)을 '소리 소문 없이' 뛰어넘을 기세인 것.올초 단 한 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도 9월 말 현재 45개로 늘었다.
여기에는 롯데,현대,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 내 매장도 10곳이나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급성장의 비결은 우수한 제품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책정한 데 있다.
영원무역은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 전 세계 유통물량의 40%를 공급한다.
그동안 생산에만 힘써 브랜드를 갖고 있지 못했을 뿐 제조사로서는 세계 아웃도어 의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고 있었던 것.
1990년대 초반부터 여러 외국 브랜드 제품을 OEM 생산하는 과정에서 '무봉제 생산법'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쌓아 왔다.
반면 자체 브랜드인 만큼 가격은 기존 유명 브랜드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다.
외국 브랜드 고어텍스 재킷 한 벌이 보통 40만원대인 데 반해 영원은 20만원대에 팔고 있다.
로열티로 나가는 거품을 빼 가격 우위를 점하자는 전략.
브랜드 론칭 전 마케팅에 대한 준비를 착실하게 한 점도 성공을 도왔다.
영원무역은 2005년 초 내수사업본부를 꾸리고,본부장에 제일모직 마케팅본부장을 지낸 배문한 전무를 앉혔다.
2005년 말에는 이듬해 봄 시즌 상품을 모아 놓고 대리점 사업주와 백화점 바이어를 불러 신상품 설명회를 마련,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흔히 수출로 이름을 날리던 업체들이 제품력만 믿고 내수 시장에 준비없이 뛰어들었다가 실패의 쓴잔을 마셨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배 전무는 "2008년 말까지 매장을 100개로 늘리고 연간 500억원대의 매출을 거둬 아웃도어 '빅 5' 브랜드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