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서울시 공무원 공채에 수능 응시 인원과 비슷한 15만여명이 몰려들자 서울시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다음 달 1일 치러지는 서울시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에 사상 최다인 15만1150명이 지원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서울 지역의 2007학년도 수능 응시 인원 16만2000여명과 맞먹는 규모다. 하지만 모집 인원은 932명에 불과해 경쟁률이 무려 162 대 1에 달한다.

시험 당일 오전 수험장인 시내 중ㆍ고교 주변이 수능시험 때와 마찬가지로 크게 붐빌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시는 차질없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시험장으로 143개 시내 중ㆍ고교의 교실 4698개를 빌렸다. 감독관도 시 본청 직원만으로는 부족해 구청 직원까지 동원,1만5000여명을 선발했다. 이들에게 지급할 감독 수당(하루 5만원)과 학교 임차료(교실 1개당 4만3000원) 규모도 10억10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시험지 인쇄 비용(5000만원),출제 의뢰 비용,각종 종사자 수당,안내 표시 설치비 등을 합치면 시험 비용은 모두 18억원이다. 전형료 수입 8억5000만원(9급 5000원ㆍ7급 7000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지방 수험생들의 수송을 위해 한국철도공사는 시험당일 오전 5시10분 부산에서 출발하는 KTX 임시열차를 마련했다. 당초 편성된 시험일 부산발 오전 5시와 5시25분 열차표가 예매 시작 몇 시간 만에 매진되고 예약 대기자도 400명이나 몰렸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상ㆍ하반기 두 차례로 나뉘었던 공채 시험이 올해엔 한 번으로 줄어든 데다 심각한 청년 실업,공무원 선호 현상,99년 폐지된 거주지 제한 등으로 수험생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