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8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났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이던 2000년 당시 기민당 당수였던 메르켈 총리를 처음 만난 후 6년 만의 재회였다.

두 사람이 여성으로 야당 대표를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메르켈이 지난해 독일에서 첫 여성 총리가 됐고 박 전 대표는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날 면담은 주목을 받았다.

박 전 대표는 총리 집무실에서 가진 30분 동안의 면담에서 메르켈 총리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우파 개혁'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두 사람은 독일의 통일 과정,외교정책 등을 놓고도 의견을 나눴다.

박 전 대표는 "메르켈 총리께서 집권 이후 펼치고 있는 경제 등 여러 분야의 개혁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만날 기회를 갖게 돼 굉장히 뜻 깊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총리가 추진하는 여러 정책들은 제가 대표를 맡고 있을 때 한나라당의 노선과 방향이 같고,공감하는 바가 많다"며 호의를 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취임 이후 친자유시장 관점에서 근로자 자유 해고,노조의 경영참여 축소,법인세 인하,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강하게 밀어붙여 왔다.

내년 70억유로(약 8조4000억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는 의료보험도 연정 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이날 메르켈 총리의 우파 개혁 정책에 큰 관심을 나타냄에 따라 내년 대선을 겨냥해 자신이 내놓을 공약과 어떻게 연결시킬지 주목된다.

두 사람이 구면인 데다 여러 차례 소식을 교환하며 교분을 유지해와 대화는 부드럽고 친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했다.

메르켈 총리의 당선 때 박 전 대표는 축하 메시지를 전한 바 있고,메르켈 총리도 박 전 대표가 2004년 당 대표가 됐을 때 축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베를린=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