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25일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한국 대접론'을 재차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참석차 방한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앤드루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 일행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우리 국민은 미국에 협력하고 있는데 이라크에 파병도 하지 않은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대접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동맹국으로서 일본 프랑스 독일과 같이 한국을 대접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미국 내에서 '한국이 은혜를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고 미국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이날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이 주최한 '21세기 한·미동맹과 전시작전통제권 이전' 포럼에 참석해 "북한이 핵 실험을 할 경우 미국은 즉각 국무부 장관을 파견해 5자 회담이나 6자 회담 개최를 시도하는 한편 유엔이나 국제 기구를 통해 압박 대책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북한은 연말까지 핵 실험을 준비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는 전망을 피력했다.

그는 한·미 간 전시 작통권 이양에 대해 "전작권을 이양했을 때 억지력과 방위력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신중해야 한다"며 "한국이 자주 국방을 주장할 때 미국에서 어떤 메시지로 받아들일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