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설이 또 한차례 세계 언론을 뒤흔들어 놓았다.

프랑스 로렌 지역 일간지가 23일 프랑스 국방부 기밀문서를 인용, 빈 라덴이 지난달 사망했다고 전하고 뒤이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과 CNN 방송이 사망 및 중병설로 후속 보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1년 9.11테러의 주역으로 2천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있는 빈 라덴이 사망했다고 보도돼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것만도 이미 5차례나 된다.

우선 9.11테러 후 약 3개월 후인 그해 12월 파키스탄 옵서버지(紙)는 빈 라덴이 폐질환으로 숨져 아프가니스탄 토라 보라 지역에 매장됐으며, 무덤도 모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와하비즘에 맞춰 만들어졌다고 보도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나 소문으로 끝났다.

이듬해인 2002년 1월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86년부터 90년 사이에 빈 라덴과 함께 보낸 이집트인 프리랜서 에삼 다레즈가 한 인터뷰에서 알-카에다 지도자가 아프간의 한 동굴에 머물다 폭격으로 숨졌을 확률이 99%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3번째로는 다레즈의 주장 직후인 2002년 1월에 빈 라덴이 9.11 발생 하루전날 파키스탄의 한 병원에서 비밀리에 신장투석을 받다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파키스탄 정부가 터무니 없는 것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어 2003년 1월에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이탈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정보기관들이 빈 라덴이 죽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해 세계 언론들이 한 바탕 사실확인을 하는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미국이 9.11테러 5주년을 맞아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중에 이 번에 또다시 사망설이 나오면서 '오리무중'인 빈 라덴에 대한 관심을 새로 불러일으켰다.

이번 사망보도의 첫 당사자인 프랑스 언론이 입수했다는 자료에는 사우디 정보기관들이 사망설의 진원지로 등장했지만 프랑스, 미국, 파키스탄은 물론 사우디 당국까지 "그가 사망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혀 또 한 차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