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전율의 120분.'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경제TV가 주최한 '2006 한경 기업사랑음악회-서곡과 아리아의 밤' 공연이 24일 오후 4시부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려 3000여명의 청중을 클래식의 바다로 안내했다.

전형적인 가을날씨 속에 펼쳐진 이날 공연은 클래식의 참맛을 만끽할 수 있는 감동의 무대였다.


이택주 예술의전당 음악감독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윌리엄텔' 서곡이 연주되면서 음악회는 시작됐다.

1829년 파리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경쾌하고 흥겨운 리듬으로 누구에게나 친숙한 곡.이어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씨가 무대 왼편에서 등장하자 객석 여기저기에서는 휘파람과 박수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작은 대포'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고씨가 특유의 색깔있는 중저음으로 오페라 '팔리아치' 중 '여러분 실례합니다'를 열창하자 객석에서는 '브라보'가 끊이지 않았다.

고씨는 특히 파워풀한 대목 외에 애절한 감성을 실어 노래해야 하는 부분을 섬세한 동작으로 훌륭하게 소화해내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노래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박수가 끊이지 않자 그는 3번 이나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시했다.

소프라노 문혜원씨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연대의 아가씨' 중 '안녕히 계세요'로 달아오른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는 벨칸토 오페라의 고난도 테크닉이 요구되는 이 곡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선이 고운 미성으로 노래해 박수를 받았다.

두 사람이 함께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중 '복수의 이중창'을 부른 후 관객에게 인사를 하자 객석에서는 5분 이상이나 '브라보'와 '앙코르'가 이어졌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이들은 앙코르송 '오 솔레미오'로 1부의 대미를 장식했다.

15분간의 휴식 뒤 2부는 볼프페라리의 오페라 '성모의 보석' 간주곡 1번으로 막이 올랐다.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으로 불리는 장사익씨가 등장,1부와는 다른 분위기로 우리 소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장씨는 '아버지''찔레꽃''열아홉 순정' 등을 가슴을 뻥 뚫어주는 듯한 시원한 목소리로 열창했다.

특히 '열아홉 순정'을 빠른 템포로 부를 때는 객석의 모든 청중이 손뼉을 치며 함께 따라 불러 콘서트장을 순식간에 흥겨운 축제한마당으로 바꾸어 놓았다.

객석 제일 앞쪽에 앉아 있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기립박수로 호응하자 객석의 관객들도 함께 일어나 '큰 소리꾼'에게 찬사를 보냈다.

회사원 김기철씨(36)는 "그동안 TV 등을 통해서만 공연을 접했는데 오늘 실제로 와서 보니 왜 사람들이 클래식에 빠져드는지 알 수 있었다"며 "오늘의 감동은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