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중병을 앓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CNN방송 인터넷판은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빈 라덴이 수인성 질병을 앓고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사우디아라비아 관리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얻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빈 라덴의 병세가 심각하고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로렌 지역 일간지인 레스트 레퓌블리칸도 같은 날 프랑스 정보기관인 대외안보총국(DGSE)의 비밀문서 내용을 빌려 빈 라덴이 지난달 파키스탄에서 장티푸스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4일 이런 내용의 정보를 입수했으며 확인을 위한 추가 정보 수집에 나섰고 결국 빈 라덴이 지난달 23일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보도는 추측일 뿐이라는 반론도 이어지고 있다.

소식의 진원지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빈 라덴의 사망설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성명을 23일 오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워싱턴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은 "최근 보도된 빈 라덴 사망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며 "보도된 내용들은 순전히 추측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를 방문 중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도 라디오캐나다와의 인터뷰에서 "빈 라덴 사망설이 사실이라면 좋겠지만 그것은 단순한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CNN 역시 미국 관리들이 빈 라덴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혔다고 전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