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저녁 뉴욕 맨해튼 피에르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 플리트(Van Fleet)상' 시상식을 마친 뒤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뉴욕에 있는 동안 기업들의 활동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을 느꼈다"며 '스피드 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전날 언급한 '창조적 경영'에 대해서는 "20세기 경영은 물건만 잘 만들면 1등이 됐는데 21세기는 물건을 다 잘 만들기 때문에 마케팅 디자인 연구개발(R&D)도 잘해야 하고 아이디어도 창조적으로 내야 하는 게 21세기 경영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 "21일 유럽으로 갔다가 추석 전후로 한국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검찰수사와 국정감사 등을 피하기 위해 장기간 해외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추측을 일축했다.

국회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요청하면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가야지요"라고 대답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밴 플리트상을 받은 뒤 "이 상을 한·미 양국의 협력과 교류발전에 더욱 매진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미관계 개선 증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이 상은 코리아소사이어티 창립자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념하기 위해 1992년 제정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기조연설을 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과 반기문 외교부 장관,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리처드 시미스 뉴스위크 회장,테드 터너 CNN 창립자,윌리엄 로드스 씨티은행 회장 등 600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삼성측에선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이부진 호텔신라 상무 등 가족과 삼성전략기획실 이학수 부회장 및 김인주 사장,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및 이기태 황창규 최지성 오동진 사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재용 상무는 시상식 때 이 회장과 나란히 단상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