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가 체결되면 우리 경제가 미국에 종속된다는데 정부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교육과 의료 시장에 갈등 요소가 많은 것 같다."

지난 13일 고려대 공학관 5층 대강당. 김종갑 산업자원부 차관이 한·미 FTA를 중심으로 우리 산업의 현황을 설명하고 나자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 우리 농업이 어려워지지 않느냐. 우리가 미국과 대등한 거래를 할 수 있을까? 빈부 격차가 더 심해질 수 있지 않느냐…' 등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 차관은 "30년 전엔 우리나라가 가난해 외국 손님에게 요정 접대를 했지만 지금은 국제 회의에서 외국 대표의 면담 요청을 선별해 받아들일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면서 미국에 대한 종속 우려는 기우라고 설명했다. 전기전자과의 박용주씨는 "신문을 보고 한·미 FTA에 막연히 반대했는데 차관님의 솔직하고 구체적인 강의를 들으니 이제 좀 더 진지하게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서울 주요 대학에 개설한 시사경제 NIE(News in Education) 강좌가 가을 학기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고위 공무원 및 기업체 CEO와 한경 기자들이 팀을 짜 주요 시사 이슈를 설명하거나 민감한 주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으며 대학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재훈 산자부 차관보는 지난 4일 외국어대에서,정준석 무역투자본부장은 14일 연세대 공대에서 각각 강의한 뒤 학생들과 산업 정책을 놓고 토론했다.

서강대에서는 지난 7일 손복조 대우증권 사장이 증권 산업에 대해, 14일 박인구 동원F&B 부회장이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의했다.

학생들은 특히 향후 자신들의 진로와 관련해 많은 질문을 했다. 연세대 경영대에서 국제 금융 이슈를 강의했던 한상춘 한경 논설위원은 강의 후 학생들로부터 수강생을 모을 테니 한 번 더 특강해 달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다.

가을학기 시사경제 강좌는 연세대 경영대·공대,고려대 경영대·공대,한양대 공대,서강대 경영대,한국외국어대 본교와 용인 캠퍼스 등 모두 5개 대학 8개 학과에서 개설됐다. 수강생은 총 1300여명이다. 연세대 공대에서는 인기 강좌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일회의 특강 행사가 아닌 데도 무려 340명이나 몰려들었다.

다른 대학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강의실 사정 등으로 모두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학생들의 수강 신청이 폭주했다. 서강대 박경규 교수는 "200명 이상이 신청했지만 강의실(160명)이 좁아 부득이 수강 신청을 변경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NIE 강좌가 교과서에서 접하기 힘든 경제 현실을 설명해 주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윤주영씨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안목이 확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양대 최민석씨(기계·3)는 "경영 강좌를 한두 개씩 듣는 동료들이 있지만 분야별 전문가들이 강의하는 시사경제 강좌가 더 유익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강대 위리지씨(경영·3)는 "사회에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는 걸 알게 됐다"며 자기 계발의 각오를 보이기도 했다.

박주병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