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드가 세 마녀를 잡았다.'

고공비행 중이던 매수차익잔액 때문에 매물우려가 높았던 트리플위칭데이가 3600억여원의 프로그램 순매수로 반전되며 마무리됐다.

선물 12월물과 9월물의 가격차이인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치로 높아지자 인덱스펀드들이 대규모 현물매수(스위칭)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 초반 약세를 보였던 주가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며 25.62포인트(1.92%) 급등,1358.75에 거래를 마쳤다.

또 매수차익잔액 청산도 1조원가량 이뤄져 동시만기일 이후의 후폭풍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연기금 인덱스펀드의 맹활약

14일 매수차익잔액 청산 물량은 예상대로 1조원 안팎에 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하며 기존 포지션(현물 매수+선물 매도)을 청산해 차익을 실현시켰다.

현물을 그대로 들고 가면서 선물 9월물만 12월물로 교체 매매한 롤오버 물량은 6000억~7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1조원에 달한 청산매물은 동시호가(오후 2시50분~3시)에 집중돼 평소 같으면 큰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연기금에서 운영하는 인덱스펀드들이 8000억원 규모의 대량 주식 매수에 나서며 상황이 급반전됐다.

약 2조원으로 추정되는 연기금 인덱스펀드들은 대부분 선물을 보유하고 있다가 일부는 12월물로 롤오버했지만,8000억원가량은 선물 롤오버 대신 현물 매수를 선택했다.

현물 보유는 선물 보유에 비해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있지만 이날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수 등으로 인해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인 1.75로 치솟은데 따른 것이다.

선물 12월물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고평가되자 선물 롤오버 대신 현물로 스위칭한 것이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일부 신규 매수차익 거래가 일어난 것도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를 확대시켰다.

◆ 만기일 후폭풍 우려도 완화

상당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동시만기일은 3607억원의 순매수로 끝났다.

이럴 경우 매물 부담은 차기 근월물(12월물)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만기일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프로그램 순매수의 이유가 매수차익잔액의 롤오버가 아니라,대량 청산에도 불구하고 그에 못지 않은 인덱스펀드의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1조원 정도의 매수차익잔액이 청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매수차익잔액은 평소 수준인 1조원 초반으로 급감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만기일 이후 출회될 수 있는 잠재 매물도 롤오버된 6000억~7000억원 정도로 관측된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롤오버된 6000억~7000억원은 베이시스가 1.0을 밑돌면 언제든지 출회될 수 있지만,고공비행 중이던 매수차익잔액이 크게 낮아져 만기일 후폭풍의 염려도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