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김병준 부총리가 '논문스캔들'로 낙마한 교육인적자원부의 '구원투수'로 나선 김신일 교육부총리 내정자(65)는 교육계에서 두루 신망이 높은 원로 교수다.

충북지역 명문고로 꼽혔던 청주고를 나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박사학위(교육학)를 받았다.

김 내정자는 보직교수를 한 경험은 없지만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초대 상임대표를 지내는 등 시민단체 쪽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또 대통령 자문교육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교육정책의 입안과정에서 자문역할을 많이 했다.

청와대가 김 내정자를 교육부 수장으로 지명한 것도 이 같은 그의 경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적어도 연구에만 전념한 '책상물림'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다.

김 내정자의 인맥은 크게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진,청주고 동문,그리고 그의 연구분야였던 '평생교육' 관련 종사자 등으로 나뉜다.

남부럽지 않은 학맥의 소유자지만 정계,재계의 저명인사들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지인들이 평가다.

김 내정자는 이 중에서도 특히 자신이 1986년 조직한 등산동호회이자 평생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인 '삿갓회' 멤버들과 교류가 잦다.

이 모임에서는 리더인 김 내정자를 '두목'으로 부른다.

이종만 경인여대 교수(유아교육과),최일섭 호서대 교수(사회복지과),박부권 동국대 교수(교육학과),김인걸 서울대 교수(국사학과),권두승 명지전문대 교수(청소년교육복지과) 등이 주요 멤버다.

정회원은 26명으로 3달에 두 번꼴로 모인다.

권 교수는 "여학생 흡연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하던 80년대에 여학생들과 담배를 같이 피우며 의견을 교환할 만큼 포용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김 내정자를 소개하며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늘 주변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전했다.

김 내정자의 인맥 중 가장 화려한 곳은 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다.

이 학과 출신을 흔히 '교육마피아'라고 일컫는 것은 교육계에 워낙 인맥이 두텁기 때문이다.

특히 김 내정자를 비롯 이상주씨,이돈희씨,문용린씨 등 2000년 이후 4명의 교수를 교육부 장관으로 배출한 곳이다.

2000년 이전에는 정원식 오병문 전 장관 등이 이 학과 출신이다.

교육부 차관은 2000년 이후 임명된 8명 가운데 서범석,김신복,최희선,이원우씨 4명이 이 학과 출신이다.

같은 과 출신 가운데 현재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인 이돈희 전 장관과 문용린 현 서울대 교수 등과는 연구를 같이하며 교분이 두터운 사이다.

지난해까지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을 지내고 서울대 교수로 복귀한 이종재 교수와도 친분이 돈독하다.

제자인 한숭희 교수는 김 내정자에 대해 "중국 무협지에 나오는 대인(大人)형 인물로 교육학과 내에 적(敵)이 없다"고 말했다.

고향인 충북 청주 기반의 인맥도 눈여겨볼 만하다.

모교인 청주고는 관계와 재계 학계로 진출한 인사가 두루 많은 곳.특히 주요 부처 실국장급 고위공무원 중 이 학교 출신이 많다.

지난해 공개된 '정부 부처 국장급 이상(1065명) 출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 출신 고위공무원은 19명.숫자로 본 순위는 전체 고교 중 열 번째다.

김 내정자의 청주고 인맥 중 대표적인 인사로는 청주가 지역구인 홍재형 의원(열린우리당· 현 청주고 총동문회장),정창영 연세대 총장,김두환 한국화장품 사장 등이 있다.

홍 의원은 청주고 29기로 김내정자의 3년 선배다.

김 사장은 김 내정자와 동기(32기)이며 정 총장은 후배다.

김 내정자의 동기 회장인 강형원 충북 유도협회장은 "김 내정자는 학창시절 '공부벌레'로 불릴 만큼 성실한 친구였다"며 "성적도 늘 상위권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가 공을 들인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평소에는 부드럽지만 소신에 관한 한 굽힘이 없다"며 "(교육부처럼) 큰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는 인물"이라고 김 내정자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