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의 선제골이 가장 만족스런 골이었다"

2007 아시안컵 예선 4차전에서 대만을 8-0으로 꺾은 핌 베어벡 축구 대표팀 감독은 "이 순간 만큼은 행복하다.

오늘 밤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며 대승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베어벡 감독은 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대만과 아시안컵 예선 4차전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란전을 끝낸 뒤 힘든 주말을 보냈는 데 준비를 열심히 해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전반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겠다는 계획이 잘 들어 맞았다"고 승리의 요인을 분석했다.

베어벡 감독은 "만족스런 경기였고 선수들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관중에게 좋은 인상과 매력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시리아전까지 5주 정도 남아있는 데 시간을 잘 활용해서 높은 자신감을 갖고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베어벡 감독과 일문일답.

▲전술적으로 제대로 맞아 들어갔던 골은?

--설기현의 첫 골이 전술적으로 볼 때 중요성이 컸던 만큼 가장 좋은 골이었다.

경기 시작 전에 빨리 골을 넣으라고 주문을 했는데 제대로 맞아 들어갔다는 데 만족한다.

특히 전날 오전 비공개 훈련 때 프리킥과 코너킥을 연습 많이 했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시리아전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내달 치러야하는 시리아와 아시안컵 예선 5차전은 대만전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다.

시리아는 한국 원정이 본선진출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되는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해외파 선수들은 리그 경기를 계속 치러야 하고, 국내 선수들도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치러야 하는 만큼 대표급 선수들의 체력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김상식을 계속 기용했는데 특별한 얘기를 나눴나.

--이란전 이후 훈련을 하면서 시간은 많았지만 김상식과 개인적으로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

김상식은 이란전 실수로 축구팬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김상식에게 특별히 말을 해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김상식은 풍부한 경험을 가졌을 뿐 아니라 볼 처리 능력도 타고난 수비수라고 생각한다.

▲경기 전날 김남일이 해외파 선수들을 질타했는데.

--오늘 해외파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줬다.

이런 결과가 김남일의 비판 때문인지 전날 가졌던 팀 미팅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월요일 아침 팀 미팅에서 비디오테이프를 활용해 선수 개인별로 장단점을 지적해줬다.

그 때 설명이 선수들에게 100% 받아들여진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해외파 선수들이 언론과 동료의 비판에 대해 잘 대응했고, 경기도 잘 치렀다.

하지만 앞으로 팀 동료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가 외부로 나가지 않게 하도록 주의를 주겠다.

▲어떤 수비수를 선호하나.

--내가 선호라는 수비수는 수비력 뿐 아니라 전술적으로 공격을 만들어 나갈 줄 아는 선수다.

김상식과 김동진이 아직까지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오늘 경기의 경과에 대해 많이 행복하지만 이란전에서 다잡은 승점을 잃은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만큼은 행복하다.

오늘 밤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수원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