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의 해외 석유개발 사업은 SK그룹의 글로벌 영토확장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차지한다.

무자원 산유국의 꿈은 고 최종현 회장에서부터 시작된 대를 잇는 숙원사업이기 때문.최 회장은 1982년 종합기획실에 해외 자원개발 부서를 설치하고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최 회장은 "회사는 이익의 15% 이상을 매년 석유개발사업에 투자해야 하며 실패하더라도 참여한 직원을 문책해서는 안 된다.

석유개발사업이란 본래 1~2년 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지는 지금의 최태원 회장에게로 이어져 2004년 초 해외자원개발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R&I(Resources & International) 부문을 신설,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해외 에너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진출 지역의 광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마중가 광구에 대한 탐사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6월에는 영국 북해의 4개 해상광구에 대한 탐사에 나섰다.

이어 8월에는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카자흐스탄 8광구 탐사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SK㈜가 참여하고 있는 페루 카미시아 광구의 경우 원유 6억 배럴,천연가스 8조7000억㎥가 매장된 것으로 확인돼 앞으로 30여년간 수조원의 수익을 안겨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석유개발사업이 SK㈜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2000억원의 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1614억원의 매출에 10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무려 65.7%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이다.

석유 등 자원개발 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999년 4.7%에서 2003년 10.38%,2005년 17.36%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년간 경험과 투자를 쌓아온 SK㈜의 역량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함께 SK 글로벌 전략의 양대축이다.

SK㈜는 국내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위 에너지·화학기업이지만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치면 4위 업체다.

1위는 원화 기준으로 연매출 80조원의 중국 시노펙,2위는 70조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중국 페트로차이나다.

SK㈜는 이 두 업체와 어깨를 겨누기 위해 2015년까지 매출 두배,정제능력 120만배럴,원유생산량 10만배럴까지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SK㈜는 먼저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어 아·태지역 메이저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2004년 중국 현지 지주회사인 SK중국투자유한공사를 설립한 이래 지난해 중국 수출과 현지 법인이 거둔 매출이 약 2조3000억원.이를 2010년까지 5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SK㈜는 중국 이외에도 도쿄 휴스턴 런던 시드니 두바이 등 총 12개 지역에 해외지사를 두고 있으며 이들 지사는 해외 유전,가스전,탄광 등의 자원개발과 원유·석유제품 및 화학제품의 수출입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화학제품은 SK㈜ 수출의 첨병으로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63%,전체 금액의 66%를 해외에서 거둬 들였다.

윤활유사업의 경우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총 64%에 달했으며 현재 고급 윤활유인 '그룹3 윤활기유'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