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은행권 2위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비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견고하게 다지는 동안 우리금융지주는 은행 부문의 자산을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점차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90조1천880억원으로 신한은행의 85조4천506억원을 앞서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이 81조1천696억원(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단순합계)으로 우리은행의 74조2천629억원에 비해 많았지만 신한은행이 올 상반기 조흥은행과 `합병통'을 앓는 동안 우리은행이 급가속을 거듭해 앞질렀다.

8월말 기준 우리은행의 원화예수금도 103조570억원으로 신한은행의 102조4천784억원보다 다소 앞선다.

지난해 12월말까지만해도 우리은행의 원화예수금은 89조6천948억원으로 신한은행의 96조2천162억원보다 작았으나 역시 올 들어 역전됐다.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은 자회사인 광주은행.경남은행 등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이에 비해 6월말 기준 금융지주회사의 자산은 신한지주가 한걸음 앞서 있다.

은행 신탁부문의 실적배당상품과 자산운용사의 수탁액을 모두 포함시킬 경우 신한지주의 자산(LG카드 인수시)은 219조원으로 우리금융의 218조원보다 많다.

두 지주사의 주력사인 은행 부문이 하반기에도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8월말 기준으로 지주사의 자산을 분석하면 2,3위가 바뀌어 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전반적으로 우리금융이 강력한 은행부문을 중심으로 덩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 신한지주는 이번 LG카드 인수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영업 포트폴리오의 균형감이 더욱 좋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신한지주가 상반기에 1조721억원을 벌어들여 1조45억원을 기록한 우리금융을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지주가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웠다면 우리금융은 공적자금을 받은 원죄 때문에 자생적인 성장밖에 대안이 없었다"며 "신한지주도 최근 대열을 정비하고 있어 앞으로 상황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