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임정현'은 누가 될까.

22살 대학생 임정현씨(뉴질랜드 오클랜드대)가 최근 기타 연주 동영상 하나로 세계적인 스타로 뜨면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user created contents)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컴퓨터와 캠코더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끼만 있으면 누구든지 임씨처럼 유명해질 수 있다.

임정현씨는 대만 기타리스트가 록 버전으로 편곡한 요한 파헬벨의 '캐논'을 연주한 5분 분량의 동영상이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 오르면서 스타가 된 한국인 유학생.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하면서 국내에서도 유명해졌다.

동영상 사이트에는 '제2의 임정현'이 될 수 있는 재주꾼이 한둘이 아니다.

동영상 사이트 아우라에서는 마술사 송기영씨(33)와 비보이 김효근씨(23)가 단연 '인기짱'이다.

송씨는 "여자친구를 위해" 인터넷 포털에 '마술과 행복한 여자'라는 제목의 카페를 열었다가 제약이 많아 한 달 전 아우라에 마술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가 올린 동영상은 100여건,건당 조회수가 수천 내지 수만에 달한다.

송씨는 "세계적으로 놀기 위해" 영문 동영상도 만들었다.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리버스' 팀원인 비보이 김효근씨는 이미 '스타'로 통한다.

중학생 때부터 브레이크 댄스를 추기 시작한 김씨는 이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50,60대와 외국인 팬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김씨는 "비보이 정신에 맞지 않아 방송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줄 수 있어 인터넷이 편하다는 것.

동영상 사이트 판도라TV에서는 '립싱크맨'과 '택배걸'을 모르면 간첩이다.

'립싱크맨'인 대학생 정호성씨는 등·하교길 전동차 안이나 학교 강의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립싱크하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올린다.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편집한 정씨의 동영상은 갖가지 표정과 다양한 소품으로 탄성을 자아낸다.

인터넷몰에서 옷을 판매하는 '택배걸' 김효순씨(24)는 "택배 왔습니다"란 멘트로 시작하는 쇼핑 방송으로 유명하다.

김씨는 자신이 판매하는 옷을 입고 나와 막춤을 추기도 하고 코믹한 말과 몸짓으로 네티즌을 웃긴다.

미혼이어서 그런지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 게 철칙이다.

항상 가면이나 선글라스를 쓰고 나온다.

멀티미디어 사이트 엠군에서는 인천에서 십여년째 세탁소를 운영하는 임동은씨가 스타다.

임씨가 올린 다림질 동영상은 감탄을 자아낸다.

헝클어진 머플러에서 한복 저고리까지 그의 다림질 솜씨는 묘기에 가깝다.

임씨는 자신을 한국세탁문화위원장이라고 소개하지만 네티즌은 그를 '사이버 장인'이라 부른다.

네티즌의 눈은 제법 정확하다.

댓글과 조회 수로 스타덤을 알리지만 식상하거나 별볼일 없다고 여겨지면 금세 등을 돌린다.

그래서 인터넷 스타는 하루 아침에 뜨고 하루 아침에 진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