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도요타자동차에 악재가 연달아 터졌다.

국내외에서 대형 리콜과 성희롱 사건이 터진 데다 3일엔 불법 고용 문제까지 새로 발생, 성공신화에 금이 가지 않는가 하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도쿄신문은 3일 도요타자동차 하청 업체 23개사가 법정 최저 임금 및 시간외 할증 임금을 지키지 않아 노동기준법 위반으로 관계 당국으로부터 시정 조치를 받았다고 1면 톱기사로 보도했다.

노동 감독 관청으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은 부품업체는 도요타시에서 자동차 시트를 만드는 부품 메이커 등 23개사로 밝혀졌다.

이들은 도요타자동차와 거래하는 하청업체들로 약 200명의 베트남인을 '기능 실습생'으로 받아들여 고용해 왔으나 법정 최저 임금을 지키지 않았고 약 5000만엔가량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서는 노동 기준법에 따라 지역별로 최저 임금이 정해져 있으며 외국인 기능 실습생도 적용 대상이 된다.

도요타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아이치현의 시간당 최저 임금은 688엔이며 시간외 노동에 대해 25%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부품 업체들은 업종이나 근로 형태와 관계없이 매달 12만2000엔의 동일 임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시간외 노동에 대해서도 추가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상반기에 발생한 대규모 리콜(제조업체의 자발적인 회수 무상 수리)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도요타의 명성을 훼손시켰다. 최근에는 품질 담당 임원이 부품 결함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 발각돼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일본 국내 시장의 경우 리콜 대수는 2001년 6만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2004년 이후 2년 연속 180만대를 넘어섰다.

금년 상반기에는 100만대를 초과해 사상 최악의 리콜을 기록했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품 공용화를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폐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3월부터 금년 1월까지 도요타자동차 북미법인 사장 비서로 일했던 여성(42)이 오타카 히데아키 전 사장에 대해 성희롱을 이유로 1억9000만달러 규모의 피해 배상 소송을 낸 사건도 있었다.

국내외에서 돌발 악재가 터지면서 일부 브랜드는 판매도 부진하다.

작년 여름 일본 국내 시장을 겨냥해 야심작으로 내놓았던 최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1년이 지났으나 외국산 차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금년 7월까지 판매 대수는 1만2954대에 그쳐 회사측 목표치 1만5000대를 밑돌았다.

일본 자동차시장 점유율도 2004년 44%대에서 지난해 43%대로 떨어졌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맴돌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