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길] 주얼리숍 운영‥예술가ㆍ장사꾼ㆍ사냥꾼… 기질 갖춰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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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장사꾼의 마인드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해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패션 주얼리숍 '이그니스(Igniss)'의 오지선 사장(35)은 책상 위에서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답이 안나오는 것이 디자인의 세계라고 말한다.
발로 뛰어 다니면서 자기 디자인을 업그레이드시키고,남에게 자신의 역량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패션 주얼리 디자이너인 오 사장은 원래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어렸을 때부터 디자인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를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하면서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부모님을 설득해 건축공부를 위한 유학을 선택했다.
"사실 건축도 부모님과 저의 타협점이었어요.
저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고 부모님은 좀 더 실용성있는 일을 하기를 원했거든요."
유학 중에도 디자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는 2001년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주얼리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갤러리아 백화점 해외 상품팀에 들어갔다.
직수입 브랜드를 관리하면서 기업체의 백화점 입점 과정과 백화점의 마케팅 전략을 유심히 살폈다.
"고급 소비자층을 위한 패션 주얼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배운 셈이죠." 이후 6개월간은 구치 코리아의 주얼리 부문에서 보조 바이어로 근무했다.
주얼리 업체에서 일하다 보니 매출 분석과 고객 성향을 파악하는 능력이 키워졌다.
"사장 없이도 잘 돌아가는 곳이 성공하는 사업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시스템을 배운 거죠."
구치 코리아에서 나온 오 사장은 본격적으로 패션 주얼리 사업을 하면서 자신의 디자인을 좀 더 다양화시키기 위해 금속세공도 배워뒀다.
청담동에서 20년 동안 보석 디자이너 일을 한 김양판씨는 "보통 주얼리 디자이너가 금속세공까지 하는 경우는 드문데 오 사장은 2가지 일을 다 할 수 있어서 다양하고 특이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담하게 처음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시장 공략이었기 때문이다.
오 사장은 뉴욕에 있는 숍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줬다.
문전박대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지없이 "노(No)"라는 대답을 들어야만 했다.
세계의 벽이 높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오 사장은 좀 더 전략적으로 자신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품들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홍보하는 것에는 시간과 지역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온라인과 박람회를 이용한 마케팅.1년 전부터 온라인숍을 개설해 지속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난 수익은 모두 해외 출장이나 직원 교육에 쏟아붓는다.
그의 이러한 노력들로 지난 5월에는 유명 백화점 제품 품평회 참여 업체로 선정됐다.
기업체가 아닌 개인숍을 운영하는 사람이 참여하는 것은 보기 드문 사례다.
오 사장은 내년 1월에 열릴 파리 비주르카(Bijorca) 보석·시계 박람회를 준비 중이다.
박람회는 고객이 제품을 찾아오게 만드는 기회라는 것이 그의 설명.
오 사장은 "박람회에 참석할 해외 바이어들의 성향을 홈페이지를 찾아 다니면서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럴 때는 목표물을 찾아 다니는 사냥꾼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주얼리 디자이너는 과거에는 진주나 다이아몬드처럼 하이엔드(high-end·최고급의) 주얼리를 이용해서 일하는 사람을 뜻했다.
대부분 미술대학 금속공예과나 디자인 관련 학과를 나온 사람들이 이 분야에 종사했다.
하지만 최근 비즈 공예가 인기를 끌면서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는 길이 넓어지고 있다.
'비즈(bead·구슬)'는 동그란 모양이 아니더라도구멍이 뚫려서 줄로 꿰어 귀고리나 목걸이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제품을 말한다.
주얼리의 개념도 인조 보석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패션 주얼리숍 '이그니스(Igniss)'의 오지선 사장(35)은 책상 위에서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답이 안나오는 것이 디자인의 세계라고 말한다.
발로 뛰어 다니면서 자기 디자인을 업그레이드시키고,남에게 자신의 역량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패션 주얼리 디자이너인 오 사장은 원래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어렸을 때부터 디자인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를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하면서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부모님을 설득해 건축공부를 위한 유학을 선택했다.
"사실 건축도 부모님과 저의 타협점이었어요.
저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고 부모님은 좀 더 실용성있는 일을 하기를 원했거든요."
유학 중에도 디자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는 2001년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주얼리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갤러리아 백화점 해외 상품팀에 들어갔다.
직수입 브랜드를 관리하면서 기업체의 백화점 입점 과정과 백화점의 마케팅 전략을 유심히 살폈다.
"고급 소비자층을 위한 패션 주얼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배운 셈이죠." 이후 6개월간은 구치 코리아의 주얼리 부문에서 보조 바이어로 근무했다.
주얼리 업체에서 일하다 보니 매출 분석과 고객 성향을 파악하는 능력이 키워졌다.
"사장 없이도 잘 돌아가는 곳이 성공하는 사업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시스템을 배운 거죠."
구치 코리아에서 나온 오 사장은 본격적으로 패션 주얼리 사업을 하면서 자신의 디자인을 좀 더 다양화시키기 위해 금속세공도 배워뒀다.
청담동에서 20년 동안 보석 디자이너 일을 한 김양판씨는 "보통 주얼리 디자이너가 금속세공까지 하는 경우는 드문데 오 사장은 2가지 일을 다 할 수 있어서 다양하고 특이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담하게 처음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시장 공략이었기 때문이다.
오 사장은 뉴욕에 있는 숍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줬다.
문전박대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지없이 "노(No)"라는 대답을 들어야만 했다.
세계의 벽이 높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오 사장은 좀 더 전략적으로 자신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품들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홍보하는 것에는 시간과 지역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온라인과 박람회를 이용한 마케팅.1년 전부터 온라인숍을 개설해 지속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난 수익은 모두 해외 출장이나 직원 교육에 쏟아붓는다.
그의 이러한 노력들로 지난 5월에는 유명 백화점 제품 품평회 참여 업체로 선정됐다.
기업체가 아닌 개인숍을 운영하는 사람이 참여하는 것은 보기 드문 사례다.
오 사장은 내년 1월에 열릴 파리 비주르카(Bijorca) 보석·시계 박람회를 준비 중이다.
박람회는 고객이 제품을 찾아오게 만드는 기회라는 것이 그의 설명.
오 사장은 "박람회에 참석할 해외 바이어들의 성향을 홈페이지를 찾아 다니면서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럴 때는 목표물을 찾아 다니는 사냥꾼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주얼리 디자이너는 과거에는 진주나 다이아몬드처럼 하이엔드(high-end·최고급의) 주얼리를 이용해서 일하는 사람을 뜻했다.
대부분 미술대학 금속공예과나 디자인 관련 학과를 나온 사람들이 이 분야에 종사했다.
하지만 최근 비즈 공예가 인기를 끌면서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주얼리 디자이너가 되는 길이 넓어지고 있다.
'비즈(bead·구슬)'는 동그란 모양이 아니더라도구멍이 뚫려서 줄로 꿰어 귀고리나 목걸이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제품을 말한다.
주얼리의 개념도 인조 보석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