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휴직이나 산전 후 지급받는 휴가 급여는 비과세인 다른 사회보험 급여와 달리 세금이 부과된다''사망한 남편의 유족 연금을 아내는 아무 조건 없이 받을 수 있으나 유족 연금 수령자가 남자일 경우 60세 이상이거나 장애등급 2급 이상이여야 한다.'

여성가족부가 현행 법령에서 발견한 이 같은 남녀차별 규정 181개를 31일 발표했다.

한국여성개발원이 연구 용역을 맡은 이번 조사는 현행 법령의 일부인 제18편(과학·기술)에서 제44편(외무)까지를 대상으로 했으며 제1편(헌법)에서 제17편(문화·공보)까지 검토했던 지난해 조사에 이어 두 번째다.

여성가족부가 찾아낸 남녀차별 규정에 따르면 사회보험 급여는 비과세(소득세법 제12조)대상이지만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되는 육아휴직 및 산전 후 휴가 급여는 근로소득으로 봐 과세(소득세법 시행령 제38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문제 해결이 시급한 현실에서 모성보호 측면이 경시되고 있는 증거라고 여성부는 밝혔다.

또 국민연금법 제63조는 가족의 유족연금 지급 대상시 아내와 남편의 자격 기준에 차이를 두고 있어 가족의 생계부양 책임이 남성에게 있다는 성 역할 고정관념에 기초한 것이라고 여성부는 지적했다.

고압가스안전관리법시행규칙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은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여성에게는 장애 7급을,남성에게는 12급을 지정해 성별에 따라 외모 손상 및 생식기 관련 장해를 차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법에서는 피부양자 자격의 인정 기준 중 부양요건을 규정하면서 '결혼할 딸'을 제외시켜 호주제 폐지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모든 세대주만을 입주자 선정대상으로 규정하는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서는 부부 공동명의로 청약주택을 취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부부 가운데 여성 배우자 단독으로 부동산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해 간접적인 남녀차별 조항으로 꼽혔다.

한편 향후 호주제 폐지에 따른 새로운 신분등록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현재 호주제를 바탕으로 한 관련 법규들의 정비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