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불타는 장면의 CG는 좀 허접하지 않았나요?”

영화 ‘괴물’이 1,0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동안 영화 속 괴물이 불타는 장면에 대한 관객들의 의아함은 사실, 컸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높은 기술적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실상 클라이맥스에 해당되는 이 장면은 사실 그 기술적 완성도가 영화 속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고, 관객들은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출자인 봉준호 감독은 “속시원히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이 장면을 만들어내기까지 힘겨웠던 과정에 대해 털어놓았다.

봉준호 감독은 30일 오후 7시30분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선발된 1,000여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봉준호 감독과의 특별한 만남’에서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건 사실인 것 같다”면서 부족했던 작업 시간, 제작비 등이 가져다준 압박감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봉감독은 우선 작업 시간의 압박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 장면은 공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 장면이었지만 배우들을 존중하며 시나리오 흐름을 위주로 촬영을 했기 때문에 후반에 찍어 미국 CG제작사로 보냈다. 그러다보니 충분히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그는 제작비 문제가 가져다준 압박감에 제약당하기도 했다.

봉감독은 “제작 기간의 제약을 극복하려면 제작비를 더 투여해서 CG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예산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큰 예산일수록 오히려 예산에 대한 압박이 강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의 제작비 규모는 상대적인 것”이면서 “이 영화가 표현해야 하는 것, 보여줘야 하는 것, 해내야 하는 것에 비춰 어찌 보면 적은 제작비가 든 것이다”고 덧붙였다. ‘살인의 추억’ ‘플란다스의 개’ 등 전작들에 비해 제작비 규모로 보면 가장 큰 액수의 제작비가 투여됐지만 그 만큼 압박도 가장 심했던 영화가 ‘괴물’이었던 셈이다.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은 “괴물이 불타는 장면에 앞서 극중 남일(박해일)이 괴물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 화염병은 실제였다”면서 그 만큼 현실 속 불의 장면과 비교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장면이 “클라이맥스 중 클라이맥스이고 결정적 장면이어서 관객들의 주목도와 집중가 그 만큼 높았다”고 덧붙였다.


윤여수 tadada@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