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팩티브 저요 저요."

국내 제약업체와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허가 획득에 앞다퉈 도전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가 2003년 국내 최초로 FDA 허가를 받으면서 불붙은 미 시장 진출용 신약 개발 경쟁이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관절염치료제(CG100649)에 대한 미 현지 임상시험 진행을 위해 FDA에 '임상허가 전 회의'를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임상허가 전 회의는 기업이 신약허가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기 전에 FDA로부터 조언과 자문을 받는 절차.크리스탈지노믹스는 회의가 끝나면 이 제품에 대한 임상2상(두 번째 단계)시험 허가 신청을 해 늦어도 내년 1분기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중명 사장은 "이르면 2010년께 FDA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로메드도 FDA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회사의 심혈관 질환 유전자 치료제(VM202)는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재조합 DNA자문위원회(RAC) 검토를 통과했다.

종근당은 자체개발 항암제에 대해 미국 임상 1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임상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코오롱그룹의 미국 현지법인인 티슈진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티슈진-C'에 대해 다음 달부터 현지 임상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FDA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다.

SK는 우울증 치료제,간질 치료제,불안증 치료제 등 3개 신약에 대해,동아제약은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에 대해 각각 미국 현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FDA 허가 획득을 위해 힘쏟고 있는 것은 미국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일 뿐만 아니라 FDA 허가가 전 세계 의약품 수출의 보증수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LG생명과학은 FDA로부터 팩티브 허가를 받은 후 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등에 관련 기술을 수출했다.

박종호 우리기술투자 바이오심사역은 그러나 "신약 개발은 임상 마지막 단계에서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 약이 FDA 허가를 받는 데 성공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