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반기 들어서도 산업현장 곳곳에서는 노사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파업 장기화는 노조와 사측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다른 기업과 산업계 전반에 걸쳐 심해한 손실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업체는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결국 무산되면서 더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추투로 불리는 하반기 노동계 파업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박기자, 지난주 병원노조 노사 타결은 그나마 다행이었죠.

<기자>

네 올해는 다행스럽게도 병원노사가 원만하게 협상을 해서 타결을 했습니다.

문제가 됐던 임금 인상률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수퍼)자율교섭 타결 첫 사례

지난 2004년부터 산별교섭에 나선 병원노사가 자율 교섭으로 협상을 타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밖에 협의 내용을 살펴보면 사측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자는 노조측 요구와 관련해, 비정규직 사용을 자제하고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키로 했습니다.

노조는 주5일제 전면 요구에 대해서는 사측이 토요일 외래 진료를 최소화한다는데 합의를 봤습니다.

<앵커>

파업을 벌이는 다른 사업체들이 병원노조 처럼 하루빨리 정상화되면 좋겠습니다.

쌍용차 노조는 협상이 잘 끝난 듯 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입니다.

<기자>

쌍용차 노사는 지난 25일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같은날 치뤄진 조합원 투표에서 이 합의안이 거부됨에 따라 쌍용차 분규는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처음 부분 파업을 시작한 게 지난 7월14일이니까 파업 일수만 벌써 40일이 넘습니다.

생산 차질 대수만 1만5천여대에 달하고 손실 금액도 3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 때문에 쌍용차 노사간의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죠.

<기자>

네 먼저 회사측이 합의안 부결 직후 더 이상의 수정안은 제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측은 현재의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을 조합원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수퍼)쌍용차, “더 이상 협상 카드없어”

더 이상 내놓은 카드가 사실상 없습니다. 상반기에만 99억원의 영업손실과 175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작년에도 1033억원의 적자를 입어 사내 잉여금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앞날이 불투명한 것은 노조측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퍼)노조 이르면 오늘 새집행부 구성

그동안 협상을 이끌었던 노조위원장 직무대행과 집행부의 위상이 악화되면서 차기 집행부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쌍용차는 오늘 중 차기 노조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입니다. 새 집행부 구성 일정 등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노사 협상은 미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카프로 사태도 생각보다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이에 따른 피해도 만만치 않죠.

<기자>

네 카프로 노조는 이달 3일부터 파업에 돌입했으니까 4주 가까이 파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수퍼)카프로 노조 4주째 파업

카프로 노조와 사측은 직무수당과 조합원자격 등에 대한 의견차로 보이다가 결국 노조는 파업에 들어갔고 이에 사측은 직장폐쇄라는 강수를 두면서 사태가 확산됐습니다.

사측은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고 교섭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노조측은 회사측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런데요, 박기자.

노조와 사측이 의견 충돌을 갖는 것은 어느 기업체나 마찬가지지만 결국 어느 정도 적정한 선에서 합의를 보는 게 사실인데요.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노조는 기본급 12.8% 인상, 직무수당 인상, 조합원 가입범위를 대졸 출신 기술직 대리까지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씨지)카프로 사태 일지

8월3일 노조 파업 시작

8월12일 사측 직장폐쇄

8월21일 2차 교섭 무산

회사는 적자경영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을 드렸지만 사측은 노조의 파업에 대해 직장폐쇄라는 극약처방을 사용했는데요, 석유 화학 업종이 계속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사측은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며 처음부터 강수를 둔 것입니다.

사측의 입장에서는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나섰기 때문에 다른 기업체와는 달리 협상이 순조롭지 않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잠깐 정리를 하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카프로라는 회사의 파업이 이렇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카프로라는 회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카프로락탐이라는 산업재를 만드는 곳입니다.

국내 소비량의 80%를 정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씨지)카프로락탐 생산 차질

카르포락탐 : 의류, 타이어코드, 어망 원재료

소비처 : 효성, 코오롱, KP케미칼

카프로 : 국내 물량 80% 공급

카프로락탐은 의류를 비롯해 타이어코드, 어망, 카펫트 등의 제조에 쓰이는 나일론 섬유의 원료입니다.

이밖에 기계부품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제조에 쓰이는 나일론 수지의 원료로 사용됩니다.

카프로락탐의 주요 소비처는 효성, 코오롱, KP케미칼 나일론 3사와 태광산업 등입니다.

카프로의 파업은 화학섬유 업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입니다.

<앵커>

국내 물량의 80%를 제공하는 업체가 파업을 하고 있다면 아까 말씀하신 효성이나 코오롱 등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기자>

네 말그대로 원재료 확보에 초비상 사태입니다.

하루 생산량이 350톤에 불과합니다.

(수퍼)이달말 재고물량 소진 전망

각 업체마다 그나마 조금씩의 재고물량은 보유하고 있고 수입선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이달말, 즉 이번주면 사실상 재고가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조업 단축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전기관련 공공기관의 파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원래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회사들로 구성된 한국발전산업노조는 28일부터 파업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회의가 28일로 잡혀 일단 다음달 4일로 파업을 연기했습니다.

<앵커>

박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준식기자 immr@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