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S라인'이 열풍을 일으켰다면 이번 가을에는 'Y룩'이 유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Y룩은 어깨를 강조한 재킷이나 자기 사이즈보다 훨씬 큰 카디건을 입고 스키니 진이나 레깅스로 날씬한 하체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선화 비키 디자인실장은 "이번 시즌에는 1980년대 스타일과 남성복에서 영감을 얻은 매니시(manish) 룩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Y룩에 매치시킬 수 있는 아이템으로 가방은 사이즈가 큰 보스턴 백이,구두는 끝이 뾰족하고 굽이 높은 것이나 부츠와 발레 슈즈같이 바닥이 평평한 플랫화가 인기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의는 더욱 크게,하의는 더욱 작게

올 여름에는 7월에 비가 오는 날이 많아 8월 들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는 데도 오히려 7월보다 8월에 레깅스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레깅스는 입었을 때 땀이 차기 쉽고 레이스로 만들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미니 스커트 밑에 겹쳐 입어야 해서 여름에 인기를 끄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픈 마켓 몰인 G마켓의 레깅스 판매량을 보면 7월에 10만여건이었다가 8월 들어 13만여건으로 30%나 증가했다.

한 쪽 어깨가 드러나고 엉덩이 선을 살짝 덮는 오버사이즈 니트나 카디건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G마켓에서는 8월 들어 카디건이 지난달보다 28% 증가한 25만여벌 팔렸다.

이애리 G마켓 여성의류 팀장은 "올 가을에는 롱 카디건이나 품이 큰 스웨터 종류가 많이 시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패션업체들도 올 가을에는 Y룩의 영향을 받은 여성 정장 디자인을 주로 낼 예정이다.

최자영 비아트 디자인실장은 "캐주얼뿐 아니라 정장도 Y룩의 흐름에 영향받아 상의는 풍성하고 하의는 몸에 꼭 맞는 스타일로 가을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가방과 신발도 코디 맞춰야

Y룩을 연출할 때는 소품도 중요하다.

상의를 헐렁하게 입다 보니 자칫하면 산만한 느낌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방은 사이즈가 큰 보스턴 백이 좀 더 활발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연출하기에 좋다.

신발은 코가 뾰족한 하이 힐을 신을 때 다리가 더 길어 보인다.

에스콰이아는 Y룩 트렌드에 맞춰 뾰족한 코의 구두 아이템을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려서 가을에 내놓을 계획이다.

에스콰이아 명동 본점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매일 선착순 45명에게 여성용 구두와 핸드백을 45% 할인 판매한다.

다리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부츠로 멋을 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G마켓에서는 벌써부터 여성 가죽 부츠가 일주일에 평균 1500여켤레 이상 판매되고 있다.

계절을 앞서 가는 멋쟁이들이 레깅스 위에 부츠를 신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G마켓에서는 지시크릿 반도제화 롱 부츠가 5만9800원,노말 롱 부츠가 2만7900원에 팔리고 있다.

종아리까지 오는 레깅스를 입었을 때는 발등이 보이는 플랫화를 신는 것도 발랄해 보일 수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착용한다는 빅 사이즈 보스턴 백은 캐주얼 차림은 물론 정장 스타일의 코디에도 무난히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오픈 마켓 몰 옥션에서는 8월 말 들어 보스턴 백이 하루 평균 500여개 나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늘어난 규모.옥션은 빅 사이즈 보스턴 백을 2만원에서 10만원대까지 저렴한 가격에 준비해 놓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