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작은 마을에 여덟살짜리 소녀가 있었다. 가난한 농장집 딸이었다. 소녀는 세상을 알고 싶었고 사람들과 사귀고 싶었다. 그래서 못 생기거나 정상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운 과일과 채소를 들고 가판대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좌판 이름은 '행복한 텃밭'이라고 붙였다.

손님들은 모양이 나쁘지만 먹기에는 지장이 없는 과일과 채소들을 시중보다 싼값에 사는 데 만족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고객이 모이고 고정수익이 생겼다. 소녀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고 돈도 벌었다. 아무 쓸모 없어 보이는 것들의 '제로가치'가 발상전환과 가치 재발견에 힘입어 귀중한 '무한가치'로 바뀐 것이다.

이 소녀는 장사와 판매에 관한 자신만의 법칙을 깨달았고 훗날 마케팅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가 됐다. 그의 이름은 캐시 애론슨. '황금사과'(김미경 옮김,명진출판)의 저자다.

그는 이 책에서 벌레먹은 과일을 황금사과로 만드는 9가지 자기혁신 법칙을 알려준다. 구부러진 당근이나 혹 달린 토마토,한겨울의 야외수영장 등 우리 주변의 '벌레 먹은 사과'는 많다. 이를 '황금사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일러주는 9가지 법칙은 의외로 단순명료하다.

먼저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또 그 가치를 바쁜 타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남들의 속도를 늦출 '과속방지턱'을 마련하고 그들이 편안해 하는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 소녀가 가판대 앞에 차를 세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도록 만든 것처럼 말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멘토로 삼고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스스로 '황금사과'가 되는 것도 꼭 필요하다.

이 책의 국내 출간과 함께 명진출판과 컨설팅.교육서비스기업 W insights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황금사과 교육 프로그램'도 생겼다. 전문가(20시간)와 일반인(8시간)을 상대로 '내 안에 숨겨진 황금사과를 찾아라''황금사과에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라''내가 찾은 황금사과를 타인에게 보여줘라''한번 맛들인 황금사과를 계속 찾게 하라''다른 사람과 황금사과를 나눠라' 등 5단계 가치혁신 노하우를 가르쳐 준다. 248쪽,1만원. (02)557-0783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